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전국 73개 대학 학부생에게 ‘맞춤형 반도체’를 제작해 배송하는 서비스를 올 하반기부터 시작한다. KAIST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반도체 석·박사 양성 대학원을 설립했다. 미래 정보통신기술(ICT)·모빌리티·에너지 등 산업과 국가 안보의 핵심이 된 반도체를 다룰 ‘실전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다.

과기정통부는 1일 서울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반도체 설계·검증 인프라 활성화 사업’ 추진 협약을 맺었다. 학생이 만든 반도체 설계도를 세 기관에 보내면 이들이 반도체 칩을 제작하고 패키징까지 해서 보내주는 사업이다.

그동안은 대학(원)생이 반도체 칩을 제작해 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에 의뢰하는 방법이 있지만 비싸고 대기시간도 길었다. 반도체 설계의 기본인 프로세스 디자인 키트(PDK)는 구경조차 하기 어렵다. 파운드리가 비밀 유지 계약을 맺고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에 PDK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산업 현장과 대학 반도체 학과 사이 괴리가 컸단 얘기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앞으로 매년 1000명가량의 학생이 칩 주문 제작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반기 시범사업을 거쳐 내년부터 2027년까지 매년 6~12회 공모를 통해 대상을 선정한다.

KAIST는 전기 및 전자공학부, 물리학과 등 다섯 개 학과 32명 교수로 구성된 ‘반도체 공학대학원’을 신설했다고 이날 밝혔다. 소자·소재·패키징 세 개 분야에 특화한 석·박사 인재를 양성한다. 학부생 취업을 연계하는 기존 반도체 계약학과보다 수준이 높다. 웨이퍼 제조-산화-감광-식각-증착-배선-검사(EDS)-패키징 등 반도체 공정 전 주기를 담은 커리큘럼으로 운영한다. 반도체 기업 임직원이 이 대학원 강의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에 RFHIC, 디엔에프, 큐에스아이 등이 참여한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