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트로젠 "표피박리증藥 연내 日 허가신청...탈모 화장품 매출 100억원 기대"
안트로젠이 지지부진했던 희귀질환 치료제의 상업화에 속도를 낸다. 올해와 내년 주요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임상을 마무리하고, 일부 파이프라인은 품목허가도 신청할 계획이다.

탈모 완화 기능성 화장품으로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받은 '모튼튼'은 쏠쏠한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역할을 기대했다.

연내 日서 표피박리증 품목허가 신청

김미형 안트로젠 대표(사진)는 9일 "수포성 표피박리증 치료제(ALLO-ASC-EB)의 일본 임상 3상이 조만간 마무리된다"며 "연내 품목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ALLO-ASC-EB은 안트로젠이 2016년 일본 이신제약에 기술이전한 파이프라인이다. 일본에서 총 6명을 대상으로 3상을 진행 중이다. 수포성 표피박리증은 일본에서 환자가 500여명밖에 되지 않는 희귀질환이다.

표피와 진피 사이에서 접착제 역할을 하는 콜라겐7을 선천적으로 합성하지 못해 생기는 유전질환이다. 작은 자극에도 물집이 생겨 환자의 삶의 질이 매우 낮다. 영유아기 사망률도 높다. 특수 붕대로 수시로 감싸(드레싱) 증상을 완화시키는 게 주된 치료법이다.

ALLO-ASC-EB는 다른 사람(동종)의 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 파스 형태의 붙이는 치료제다. 환자 한 명당 연간 치료 비용이 약 12만달러(약 1억6000만원)로 고가다. 다만 기존 대증요법인 드레싱에 드는 비용은 3억~4억원으로 더 비싸, 시장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 대표 "안트로젠과 현지 개발사인 이신제약, 유통사 등 3사가 최근 품목허가 신청을 위한 킥오프(kick-off) 미팅을 했다"며 "올해 신청해 내년에 승인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일본 승인은 ALLO-ASC-EB를 기술도입한 이신제약이 담당한다. 제품 생산과 공급은 안트로젠이 한다. ALLO-ASC-EB은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있다.

김 대표는 "3명 대상 임상으로 승인받은 자가세포 유래 치료제 '제이스'가 있지만 매출이 미미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ALLO-ASC-EB가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도 임상 속도

시장에서 관심이 큰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는 총 3개의 임상을 진행 중이다. 1개의 국내 임상 3상(ALLO-ASC-DFU-302)과 2개의 미국 임상 2상(ALLO-ASC-SHEET-102, ALLO-ASC-SHEET-103)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 3상은 당뇨병성 족부궤양 중증도(와그너 등급) 2단계 환자 104명을 대상으로 한다. 김 대표는 "현재 70% 환자 등록을 마쳤다"며 "올해 등록 완료가 목표고, 내년 하반기 결과 발표가 가능하다"고 했다.

DFU-302에는 앞서 실패했던 3상인 DFU-301과는 다른 '제노프리' 배지(세포 먹이)를 쓰고 있다. 이종 단백질이 없는 배지로, DFU-301은 소태아혈청 배지를 사용했다. 소태아 배지를 줄기세포 배양에 사용하면 불순물을 제거하는 세척 과정이 필요하다. 이 세척 과정에서 줄기세포의 활성도가 떨어진 것을 DFU-301 실패의 원인이라고 회사 측은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제노프리 배지로 세척 공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며 "기존 2상에서 와그너 등급 2단계 환자의 치료효과가 훨씬 좋았기 때문에 DFU-302는 유효성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증증도가 낮은 와그너 등급 1단계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SHEET-102는 총 66명 중 65명의 등록을 마쳤다. SHEET-102 임상은 DFU-301과 같은 소태아혈청 배지를 사용하다가 중간에 '제노프리'로 변경했다. 김 대표는 "공정 변경에 따른 임상 지연은 없다"고 했다.

SHEET-103은 '제노프리' 배지로 만든 임상 시약만 쓰고 있다. 와그너 등급 2단계 환자 대상 임상이다. 64명이 목표다. 김 대표는 "내년 말께 환자 등록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5년 데이터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탈모 완화 화장품 '모튼튼', 연매출 100억원 기대

최근 식약처 허가를 받은 탈모 완화 기능성 화장품 모튼튼은 연간 매출 1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모튼튼은 인체지방 유래 줄기세포 배양액을 주된 원료로 한다.

머리를 감은 후 두피에 뿌려 마사지하는 토닉 제제다. 모발 성장에 영향을 주는 모유두세포의 성장을 돕는다. 가격은 5ml 용량 10개에 44만원이다.

김 대표는 "탈모의 원인은 다양한데, 결국 탈모와 발모 속도의 균형이 깨져서 생긴다"며 "기존 탈모 치료제는 탈모 속도를 완화해주는 방식"이라고 했다.

이어 "모튼튼은 탈모와 발모에 모두에 영향을 준다"며 "스트레스로 인한 모유두세포의 사멸을 억제하고 모유두세포의 활성과 성장을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안트로젠은 두피 내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스피큘' 성분을 첨가했다.

국내 출시를 전문 유통사와 협의 중이다. 식품의약국(FDA) 승인 없이 화장품 품목으로 수출이 가능한 미국도 공략할 계획이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3월 10일 14시 27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