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큐바이오파마의 면역항암제 ‘CUE-102’가 임상 1상에서 첫 환자에게 투약됐다. CUE-102는 LG화학이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보유한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이다. LG화학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아시아 2상 디자인을 설계하고 직접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큐바이오파마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면역항암제 CUE-102의 윌름스 종양 유전자(WT-1) 양성 암 미국 1상 첫 환자 투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CUE-102는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1상을 승인받았다. 1상에서 큐바이오는 WT-1 양성으로 인한 위암 및 췌장암, 난소암,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의 안전성 및 내약성, 예비 효능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WT1은 위 췌장 난소 등 고형암 및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등 혈액암에서 과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이다. CUE-102는 WT-1 항원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T세포를 증식시키고 강화한다. 큐바이오는 전임상에서 CUE-102의 이같은 효능을 확인했다.

CUE-102는 큐바이오가 자체 플랫폼 ‘Immuno-STAT’을 기반으로 개발하고 있는 면역항암제인 ‘CUE-100’ 집단(시리즈) 중 하나다. Immuno-STAT은 T세포를 선택적으로 조절하도록 설계됐다. 또 환자의 체내(in vivo)에서 직접 작용한다는 점에서 환자의 T세포를 체외(in vitro)로 추출해 유전자 변형 및 증식 후 체내에 재주입하는 방식의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와 다르다.

이번 CUE-102 미국 1상은 기존 치료법에 실패한 재발성 및 전이성 WT-1 관련 암 환자 약 50명을 대상으로 한다. 다기관, 공개 시험(오픈 라벨)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CUE-100 시리즈 중 가장 먼저 1상에 진입한 ‘CUE-101’의 중간 결과를 바탕으로 1kg당 1mg부터 곧바로 용량 증량을 시작한다. 때문에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다. 앞서 CUE-101 임상은 1kg당 0.06mg부터 유효 용량 평가를 시작했다.

다니엘 파세리 큐바이오 최고경영자(CEO)는 “CUE-102가 1kg당 1mg 용량에서 임상을 시작하게 된 것은 Immuno-STAT 플랫폼 및 CUE-100 시리즈의 광범위한 잠재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의미”라며 “CUE-102 임상 시험 및 관련 비용도 감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CUE-102를 직접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항암 영역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주로 의학적 수요가 높은 암종을 대상으로 파이프라인을 구축해가고 있다. 지놈앤컴퍼니로부터 도입한 고형암 치료제 ‘GEN-001’은 미국 1상을 진행하고 있다. PDC라인 파마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PDC lung’은 유럽 1상 중이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