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 상반기 글로벌 매출 급증…신제품 및 적응증 확장 효과
우수한 효능으로 ‘꿈의 항암제’라 불리는 CAR-T(키메릭 항원수용체 T세포) 치료제의 판매가 올 상반기에 급증했다. 승인 초기에만 해도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꾸준한 적응증 확대와 신제품 출시, 지속적인 마케팅으로 의료 현장에서의 선택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각 회사의 자료를 종합해 집계한 결과, 2022년 상반기 상용화된 CAR-T 치료제 5개 제품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1% 증가했다. 올 상반기 10억1700만달러(약 1조3300억원)로 지난해 상반기 5억9800만달러(7830억원)에 비해 4억1900만달러(5486억원) 늘었다. 집계에서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얀센의 CAR-T 치료제 카빅티(CARVYKTI)는 제외했다.

업계는 새로운 적응증의 CAR-T 신약이 시장에 자리매김을 한 것과 기존 CAR-T의 적응증 확대가 매출 급증을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길리어드의 CAR-T 치료제 '예스카타'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브레얀지'는 올 상반기 중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의 2차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인구 10만명당 호지킨 림프종은 0.6명, 비호지킨 림프종은 10.5명꼴로 발병한다.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 중 40~50%는 DLBCL 환자다. 환자가 많은 DLBCL의 3차 치료에 쓰였던 CAR-T를 2차 치료에도 적용하게 돼 시장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예스카타는 지난 4월 1일 FDA로부터 DLBCL 2차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1차 치료요법이 듣지 않거나, 12개월 내 재발한 환자들이 예스카타를 이용할 수 있다. 예스카타의 올 상반기 매출 5억600만달러 중 58.5%인 2억9500만달러가 DLBCL 2차 치료제 승인이 나온 2분기에 나왔다.

2021년 2월 DLBCL 3차 치료제로 첫 출시된 브레얀지는 지난해 상반기 2400만달러에서 올 상반기 8300만달러로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6월 24일 DLBCL의 2차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아 올 하반기 고성장 기대감도 크다.

DLBCL외에도 다양한 적응증으로 허가받은 CAR-T 치료제가 늘었다. 맨틀 세포 림프종(MCL)과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ALL)을 적응증으로 하는 테카투스는 지난해 상반기 7200만달러에서 올 상반기 1억3600만달러로 매출이 88.8% 급증했다. 4회 이상 치료를 받고도 재발하거나 저항성이 생긴 다발성 골수종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아베크마의 매출 또한 1년 사이 2400만달러에서 1억5600만달러로 급증했다.

FDA에서 승인받은 세계 첫 CAR-T 치료제 ‘킴리아’의 매출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2022년 상반기 매출이 1억3600만달러로 전년의 1억4700만달러에 비해 줄었다. 킴리아는 여전히 DLBCL의 3차 치료제로, 적응증 확대에 고전하고 있다. 사실상 후발주자들에게 주도권을 뺏긴 것이다.

세포치료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용화된 자가 CAR-T 치료제의 잠재적인 경쟁자인 동종 CAR-T 치료제의 개발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물류 및 세포치료제 CMO(위탁생산) 인프라가 함께 성장하면서 자가 CAR-T 치료제 매출은 한동안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