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익스플로러 11 로고 [사진=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익스플로러 11 로고 [사진=마이크로소프트]
과거 전 세계 인터넷 세상을 선도했던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27년간의 여정을 마감한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는 15일부터 IE 11 브라우저 버전에 대한 지원을 종료한다고 독일 dpa통신과 인도 이코노믹 타임스 등 외신들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로써 IE는 1995년 윈도우95 운영체제 추가 패키지로 처음 출시된 지 2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이날 이후 PC에 설치된 IE는 비활성화되고 실행 시 자동으로 MS의 다른 웹브라우저 '에지'로 전환된다. 다만 에지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모드'는 최소 2029년까지 쓸 수 있을 전망이다.

MS는 2016년 새로운 웹브라우저 에지를 내놓으면서 IE의 새로운 기능 개발을 중단했다. IE는 한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웹브라우저로 2003년에는 점유율이 95%에 달했다.

하지만 파이어폭스와 크롬, 네이버웨일 등 경쟁 브라우저가 부상하고 맥 OS의 사파리 등 급부상하면서 점유율을 내주기 시작했다. 이후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모바일 전용 브라우저가 몸집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쇠락에 가속도가 붙었다. 2014년에는 해커가 IE를 통로로 PC를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다는 보안 취약점까지 발견됐다.

그나마 우리나라에서는 공공기관 의존도가 높아 비교적 오랜 기간 명맥을 유지했지만 이용자 불편과 보안 이슈를 야기한 확장 프로그램 '액티브X' 지우기가 가속하면서 퇴출 시기가 앞당겨졌다.
엣지 브라우저 전환을 안내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웹사이트 [사진=MS 홈페이지 캡처]
엣지 브라우저 전환을 안내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웹사이트 [사진=MS 홈페이지 캡처]
MS는 엣지가 IE 모드를 통해 기존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지난해 5월 IE 지원 종료를 발표했다. 이후 MS는 2020년 11월 협업 플랫폼인 '팀즈'(Teams) 지원을 중단하고 지난해 8월부터는 구독형 오피스 '마이크로소프트365(M365)'의 일부 기능을 쓸 수 없게 하는 등 차츰 IE 종료를 준비해왔다.

MS의 발표 이후 국내 공공기관과 많은 기업들 역시 대응을 준비해왔다. IE에 최적화해 개발한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을 MS 엣지 등 다른 브라우저에도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호환 프로그램 등을 개발했다.

현재 대부분 기관과 기업에서 일명 '엣지 대응' 작업을 마무리한 상태다. 하지만 애플리케이션 종류가 다양하고 규모가 큰 금융권 등 일부 기관에서는 최근까지도 IE 종료에 따른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IE의 기술 지원이 종료되면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아 보안에 취약해 해킹 등 위협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롬·엣지·웨일 등 최신 웹 브라우저 사용을 독려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