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를 16일 서울 마곡 오스템임플란트 본사에서 만났다. 사진=김기남 기자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를 16일 서울 마곡 오스템임플란트 본사에서 만났다. 사진=김기남 기자
오스템임플란트가 '퀀텀 점프(대도약)'를 위한 인수합병(M&A) 시도를 계속해서 이어간다. 인수가액 1000억원 이상의 대형 거래는 본격 추진을 내년으로 잠시 미뤄뒀지만, 작은 규모는 올해에도 수시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6일 마곡 본사에서 만난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는 “연초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으나 M&A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며 “다만 속도를 조절해 우선 내부의 구멍을 메우는 작업을 먼저한 뒤, 올 하반기부터 서서히 기업들과 만남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매출 10조원을 목표하고 있는 오스템임플란트에게 M&A는 포기할 수 없는 전략이란 것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M&A와 '디지털 덴티스트리'로 2036년 연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치과 시장 세계 1위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M&A 후보 기업은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찾고 있다. 단 국내와 해외의 목적은 다르게 가져간다. 해외의 경우 유럽과 남미 등의 현지 임플란트 회사를 인수해 글로벌 시장 확대의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국내는 의료기기 분야에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할 기업을 물색 중이다. 중국에서는 투명교정장치 기업을 집중적으로 찾고 있다. 다만 아직은 의사타진 정도라고 했다.

약 1000억원의 횡령 미수금이 발생했지만, M&A를 위한 자금은 충분하다고 봤다. 엄 대표는 “올해 목표 영업이익인 17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여기에 기존 사내 유보금과 외부 투자금까지 더해진다면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력을 원하는 투자사도 여러 곳 있다고 했다. 그는 “‘오스템임플란트가 인수하면 더 잘될 거다’라는 기대감을 가진 큰손 투자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지난달 거래재개 후 시작된 외국인 및 기관 투자자들의 매도세도 곧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해외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최근 글로벌 홍보활동을 대폭 늘리고 있다. 부정적인 사건이 계기가 되긴 했지만 해외에서의 관심이 커진 만큼, 이를 긍정적으로 전환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먼저 회사의 실적과 사회공헌활동 등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분기 사업보고서를 국문과 영문 두 가지로 만들 계획이다. 온라인 기업설명회도 주기적으로 연다. 해외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엄 대표는 “그동안은 회사에 좋은 소재가 있어도 이를 알리는 데 소홀했는데 이제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매도세는 점차 약해지고 있다. 회사가 파악한 외국인과 기관 매도물량은 거래 재개 당일 약 300만주에서 최근 35만~40만주 수준으로 감소했다. 변동성 지표인 고가와 저가의 차이도 3% 이내로 안정화돼가는 추세다.

엄 대표는 “해외 주요 주주들의 지분에는 변동이 없는 만큼, 점진적으로 해외 기관의 매수 유입도 늘 것”이라며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기반으로 연말까지 주가가 정상적인 수준에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 매출 1조원 달성을 통해 국내 치과 기업 최초로 ‘1조 클럽’에 가입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은 8246억원이었다. 2022년 목표 영업이익은 지난해 1433억원 대비 18% 늘어난 1700억원이다.

올해 출시 및 확장을 앞둔 사업과 제품도 여럿 있다. 우선 국내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치과 인테리어 사업을 올해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해외로 확대한다. 매출 목표도 작년의 두 배로 잡았다.

엄 대표가 핵심 사업으로 꼽고 있는 디지털 덴티스트리 분야에서는 3차원(3D) 컴퓨터단층촬영(CT) 제품인 ‘T2’로 미국 공략에 나선다. 이 장비는 지난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았다. 3D 구강스캐너도 연말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해외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