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운송 정확도를 높인 무인운반차(AGV:Automated Guided Vehicle)를 개발해 대기업에 납품하고 1년간 안정적 성능을 입증했다.

생기연은 무인운반차 제조업체 오토라트와 함께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15일 발표했다.

세계 각국엔 스마트공장이 확산되면서 AGV가 지게차와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AGV는 각종 화물을 지정된 노선을 따라 반복 운송하는 자율주행차량이다. 작업속도를 끌어올릴 뿐 아니라 작업자 개입을 최소화해 사고 위험도 줄인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세계 AGV 시장은 오는 2024년 2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AGV는 바닥에 전기선을 매설해 이동을 유도하는 유선방식과 레이저 센서 기반 무선방식으로 나뉜다. 요샌 무선방식이 대세다. 오토라트는 무선방식 AGV 독자 개발을 진행했지만 정지 오차범위가 25㎜ 내외로 넓어 신뢰성이 떨어지는 탓에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생기연 정밀가공제어그룹 조한철 연구원팀은 오토라트의 지원 요청에 따라 기술개발에 착수, 정지 정확도가 15㎜ 내외로 오차를 기존보다 40%(10㎜) 줄인 AGV 개발에 성공했다. 모터 속도, 부하율 등 20여개 변수를 분석한 다음 구동 최적화 알고리즘을 적용해 정지 정확도를 끌어올렸다. 기름이 많거나 방수포로 덮인 바닥 환경에서도 충분한 접지력을 가질 수 있도록 대면적 휠 구조를 적용했다.

오토라트는 지난해 1월 부산의 한 대기업에 리프트용, 롤 이송용 등 AGV 5대를 납품했다. 생기연 관계자는 "일본 독일 미국 등 해외 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AGV 시장에서 국내 중소기업이 진입장벽을 깨고 대기업에 납품한 기술자립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 "운행 과정에서 정지 정확도와 신뢰성을 인정받아 삼성전기로부터 추가 발주를 의뢰받았다"고 덧붙였다. 생기연은 후속 연구로 화물 자동적재 기능이 추가된 AGV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