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들이 인스타그램을 마치 경연대회처럼 느끼길 원치 않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지난 4월 말 열린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회사) 개발자대회 F8에서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가 한 말이다. 앞으로 인스타그램에서 ‘좋아요’가 몇 개 달렸는지 보여주지 않는 실험을 하겠다는 뜻이었다.

이후 인스타그램은 캐나다 호주 브라질 등 7개국에서 ‘좋아요’ 숫자를 보여주지 않는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 게시물을 보는 사람들에게 전체 ‘좋아요’ 숫자 대신 ‘좋아요’를 누른 몇몇 친구의 이름만 보여주는 방식이다. 다만 게시물을 올린 본인은 전체 ‘좋아요’ 숫자를 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 좋아요

인스타그램 좋아요

페이스북도 비슷한 실험에 나설 예정이다. 2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 더버지 등 미국 정보기술(IT) 매체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타임라인에서 ‘좋아요’ 클릭 수를 숨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용자들이 ‘좋아요’ 숫자에 남을 부러워하거나 자기검열을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테크크런치는 “페이스북도 인스타그램과 비슷한 테스트를 하는 것은 이것이 사용자들의 정신 건강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초기 일부 국가에서만 이를 적용한 뒤 점진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페이스북 이용이나 매출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경우 이 같은 방침을 철회할 수도 있다.

그동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개발자들 사이에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과 같은 SNS 플랫폼이 ‘좋아요’를 얻기 위한 경연대회처럼 변질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잭 도시 트위터 CEO도 지난해 트위터에서 ‘좋아요’ 버튼을 없애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안정락 기자

안정락 기자

영국 더타임스는 지난 7월 인스타그램이 ‘좋아요’ 버튼을 없애는 실험을 하는 것을 두고 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사진과 사진 설명을 게시해 상품을 홍보하고 업체들로부터 돈과 물품을 받는 이른바 ‘인플루언서’의 종말을 불러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 홍보업체 창업자는 더타임스에 “우리 회사는 이제 인플루언서들과 일하려 하지 않는다”며 “‘좋아요’를 모으는 것이 영향력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인플루언서는 SNS에서 많은 팔로어를 보유하면서 이를 통해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을 칭하는 말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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