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스케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정’이 출시 한 달 만에 원외처방실적 15억원을 기록했다. 보령제약의 고혈압신약 ‘카나브’에 이어 8년 만에 국산 블록버스터 신약이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16일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유비스트에 따르면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은 지난달 15억3000만원의 원외처방실적을 기록했다.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약물이지만 출시 초기부터 빠른 속도로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케이캡은 연간 처방액 150억원을 돌파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제약업계는 케이캡이 2011년 카나브가 출시 첫해 기록한 100억원의 처방실적을 깰지 주목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케이캡은 국산 신약 30개 중 두 번째 성공 사례가 된다.

CJ헬스케어는 케이캡이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비결로 차별화된 제품으로 대체 수요를 공략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동안 위산분비억제제로 사용된 프로톤펌프억제제(PPI)는 야간 위산 역류 현상을 비롯해 장기 복용 시 골다공증, 위암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 케이캡정은 PPI 제제와는 작용 기전이 다른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P-CAB) 약물로 이런 단점을 개선했다.

경쟁자가 없다는 점도 출시 직후 처방 실적이 급증한 배경이다. 일본 다케다제약이 CJ헬스케어보다 먼저 개발한 P-CAB 약물 ‘다케캡정’은 지난달 ‘보신티정’으로 국내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