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거의 자율주행 배송 차량 ‘R1’
크로거의 자율주행 배송 차량 ‘R1’
“택배 왔습니다.” 새해부터는 택배원들의 이 같은 ‘단골멘트’를 사람 대신 로봇이 하게 될지도 모른다. 미국 유통분야 2위 업체인 크로거는 지난달 18일 애리조나주에서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6달러만 내면 무인차량이 고객의 집 앞까지 물건을 배달한다.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는 2019년 새해 주목할 기술 중 하나로 자율주행 배송을 꼽았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서비스형 블록체인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MIT테크놀로지스리뷰는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을 주목했다.

자율주행차가 배송 척척

CB인사이트는 올해부터 배송 창고에서 고객의 집 앞으로 배송하는 ‘라스트마일 배송’에서 자율주행 기술이 본격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해진 경로만 다니면 되는 라스트마일 배송은 완전한 자율주행차량보다 기술 개발 난도가 낮아 빠르게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크로거는 지난해 말 시범서비스를 시작했고,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도 포드와 협력해 자율주행배송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CB인사이트는 기존의 개인화 상품을 넘어선 ‘초개인화’ 상품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보급되면서 분석할 수 있는 정보량이 많아진 데다 빅데이터에 기반한 추천 기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과 애플은 지난해 7월 자율주행차량 사용자에 맞춰 운전 방식을 달리하는 기술 특허를 획득했다. 심박수와 얼굴 표정을 인식해 사용자의 상황에 따라 운전 방식을 맞추는 기술이다. 단순 신체 정보를 넘어 유전자를 활용한 개인화 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미국 음원업체인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9월 유전자 분석업체인 앤세스트리닷컴과 협력해 개인의 유전자 데이터에 기반한 음악 추천 서비스를 선보였다. CB인사이트는 “업종의 경계를 넘어 데이터가 활용되면서 개인화 서비스가 진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2019년 이 기술들을 주목하라"…자율주행車가 배송하고, AI가 경리업무 전담
기업에 적용되는 AI·블록체인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운영하는 기술 전문가 단체 포브스기술위원회는 올해 주목할 기술로 서비스형 블록체인을 꼽았다. 서비스형 블록체인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나 서비스형 인프라(IaaS)처럼 블록체인 플랫폼 자체가 서비스화되는 것을 말한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블록체인 관리 서비스인 ‘아마존 매니지드 블록체인’이 대표적인 예다. IBM과 마이크로소프트(MS)도 블록체인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포브스기술위원회는 ‘사무실용 인공지능(AI)’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표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청구서 처리 같은 재무 분야와 신원 확인 등의 업무관리 분야다. 월마트와 필립스 등의 기업들은 전사적자원관리(ERP) 프로그램에 AI를 도입하고 있다.

양자컴퓨팅도 올해 떠오를 기술 중 하나로 꼽았다. 그동안 양자컴퓨팅은 기술적으로 어려워 IBM과 구글을 비롯한 몇몇 업체만 연구용으로 개발했다. 최근 클라우드 기술이 접목되면서 일반 업체도 사용할 만큼 보편화되고 있다.

스마트폰은 5G·폴더블이 대세

스마트폰은 올해 5G 이동통신과 폴더블(접이형) 디스플레이 기술이 더해지면서 한 단계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MIT테크놀로지리뷰는 올해 주목해야 할 기술로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5G 스마트폰을 꼽았다.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 스마트폰 업체들은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면 스마트폰을 마치 태블릿 컴퓨터처럼 사용할 수 있어 사용성이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5G 이동통신을 장착한 스마트폰도 올해 주목할 기술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빠르면 올해 3월께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MIT테크놀로지리뷰는 “5G 스마트폰은 초고화질 영상을 감상하거나 가상현실(VR) 영상을 즐기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