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선 '생체정보 거래' 활발
시민단체들은 의료 빅데이터 활용이 늘면 민간 보험사 등이 이를 악용해 의료시스템이 붕괴될 것이라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환자 스스로 의료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게 하는 과기정통부의 마이데이터 사업도 같은 논리로 반대하고 있다.
의료 빅데이터는 인공지능(AI) 개발, 맞춤형 의약품을 개발하는 정밀의료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정부가 빅데이터 규제를 풀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허용하려는 이유다.
일본은 지난 5월 차세대의료기반법을 제정해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에 나섰다. 개인이 거부하지 않으면 의료기관은 언제든 익명 의료정보를 사업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생체정보 거래가 활발하다. 미국 바이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루나DNA는 지난 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생체정보와 주식을 교환토록 해달라고 신청했다. 주식을 현금 대신 개인의 생체 정보 등 건강 데이터로 거래하겠다는 첫 시도다. 공유한 생체정보를 활용해 신약 개발 등으로 이익이 생기면 주주는 이 중 일부를 배당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개인 의료정보 거래가 금지돼 있다. 익명의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조차 의료법,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막혀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환자 치료를 돕는 AI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국내 환자가 아닌 해외 환자의 데이터를 활용해야 할 정도”라며 “의료 개인정보 규제가 바뀌지 않으면 정밀의료 등 미래형 의료서비스가 설 자리가 없다”고 했다.
이지현/임유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