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욱의 전자수첩] 중고폰 제 값에 사고 파는 법
"겉은 깨끗한데 1년 사용한 제품 치곤 액정이 많이 소모됐네요. 위 아래 색깔이 다르고 붉은 점들도 보이죠? 이러면 가격을 낮출 수 밖에 없어요"

최근 기자가 새 스마트폰 구매 후 쓰던 폰을 중고 매입업자에게 넘기던 차였다. 매입업자는 폰을 이리저리 둘러본 후 직거래 시세보다 4~5만원 정도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그가 들이민 붉은 층이 진 액정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액정 외에 다른 부분은 양호하다고 했다.

중고폰 매입업자의 가격 책정 기준은 이랬다. 첫째로 외관. 떨어지면 엣지 부분에 손상이 많이가는 스마트폰의 특성상 엣지와 액정 파손 여부가 중요했다. 다음은 디스플레이. 비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이 채택된 스마트폰의 경우 많이 사용할수록 잔상도 많이 남아 차감요인이 된다. 이밖에 소리나 진동이 잘 나는지 등 기본 성능의 하자 여부에 따라 가격이 정해졌다.

중고폰 매입업자는 제품 상태를 어떻게 한번에 확인했을까. 방법은 간단했다.

1. *#7353#을 누른다.
2. 8번 TSP Dot Mode을 누른다.
3. 흰색 화면에서 잔상을 확인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경우 전화번호 다이얼 화면에서 *#7353#을 입력하면 테스트 모드가 뜬다. 이 중 8번 항목인 'TSP Dot Mode'를 선택하면 액정 전체가 하얗게 되면서 색감 확인이 쉬워진다. 화면 밝기를 최대로 설정하고 다양한 각도에서 보면 액정의 소모 상태를 가늠할 수 있다.

이외에도 *#7353# 버튼을 누르면 벨소리, 진동, 스피커, 카메라, 센서 등 12가지 기능을 스스로 테스트할 수 있다. 중고 매입업자는 중고폰 직거래시 속지 않고 사려면 꼭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조언했다. 일반적으로 직거래시 육안으로 겉만 확인하고 사는 경우가 많아 나중에 제품 하자를 겪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다.
[이진욱의 전자수첩] 중고폰 제 값에 사고 파는 법
개인 간 직거래에서 구매자는 판매자가 게시물에 올려놓은 정보들을 확인하는 데 집중한다. 전후면 외관 상태와 출시시기를 보는 것 정도에 그친다. 좀 더 꼼꼼한 구매자는 스마트폰을 껐다 켜보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가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액정 상태 등은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단순히 눈으로 본다고 한들 판단하기도 어렵다.

특히 스마트폰은 사용량에 따라 액정의 소모 정도가 결정된다. 그러나 사용기간이 기준이 될 순 없다. 사용자별로 액정 잔상에 영향을 미치는 동영상, 게임 등을 사용하는 빈도가 달라서다. 구매 전 필수적으로 기능 테스트를 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고폰을 판매하는 입장이라면 구매 후 1년 내 AS 센터를 찾아 액정을 교환하면 팔 때 더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다. 교환 시기는 중고폰을 파는 시기에 근접할수록 좋다. 단 삼성전자 제품일 경우다.

중고폰 매입업자는 "중고폰 매입시 판매자에게 눈으로 단점을 확인시켜줘야 가격을 낮춰도 수긍한다"며 "외관이 깨끗하다면 가격 흥정을 위해 보여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나. 기능 테스트를 통한 소모된 액정뿐이다"라고 말했다.

※삼성 스마트폰 기능 테스트

1. Melody-멜로디(벨) 소리 테스트
2. Vibration-진동 테스트
3. Speaker-스피커 테스트
4. Dimming-조광 조명 밝기 테스트
5. Camera-후면 카메라 테스트
6. VT Camera-전면 카메라 테스트
7 Bluetooth-블루투스 연결 테스트
8. TSP Dot Mode-디스플레이 잔상 및 불량 테스트
9. TSP Grid Mode-화면 구역별 터치 인식 테스트
10. Accelerometer Sensor-가속도계(수평감지) 테스트
11. Proximity Sensor-근접 센서 테스트
12. Light Senso-빛 감지 테스트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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