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 대중화로 콘텐츠 영역 확장…몰입·현장감 높여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바람이 광고업계에도 불고 있다.

VR 시장 자체의 급격한 성장이 전망되는 가운데 몰입감을 높이고 생생한 현장감을 준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선호도는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5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기존에 게임, 엔터테인먼트에 집중됐던 VR 콘텐츠는 최근 광고, 마케팅 영역에서도 폭넓게 활용되는 추세다.

VR 대중화 가능성을 확인한 광고·마케팅 업체들은 VR 콘텐츠와 유통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PC와 모바일 기기로 접하는 360도 VR 영상은 마치 제품을 실제로 만지고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를 통해 해당 제품과 회사 브랜드 각인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혼정보회사 듀오는 올해 초 국내에서 처음으로 360도 동영상 광고를 선보였다.

듀오는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이나 지점을 임의로 선택해 볼 수 있는 360도 기법과 함께 촬영한 영상을 거꾸로 재생하는 리버스 기법을 접목, 영상의 재미를 끌어올렸다.

또 한 남성이 거리를 걷는 모습을 롱테이크 기법으로 끊임없이 보여줘 남성의 감정과 거리 풍경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소주 '좋은데이' 광고는 배우 박보영이 술집에서 혼자 앉아있는 모습을 360도 VR 기법으로 촬영해 화제가 됐다.

마치 박보영과 마주 보고 앉아 좋은데이를 마시는 듯한 느낌을 준다.

현대자동차도 친환경 전용모델 '아이오닉'의 VR 영상을 제작했다.

이용자가 스스로 방향을 잡아서 차량 구석구석을 살피는 등 마치 자동차 전시장을 직접 방문해 차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VR 마케팅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곳은 항공업계다.

360도 카메라로 실제 여행지에 온 것 같은 느낌을 극대화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5월 '오즈, 로마를 보여줘'에 이어 최근 '오즈, LA를 보여줘' 캠페인을 공개했다.

미국 LA에 거주하는 현지인이 베벌리 힐스, 산타모니카 등 명소를 직접 소개하는 콘셉트다.

역시 360도 VR 영상으로 실감 나고 생동감 넘치는 화면을 제공한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VR 기기가 점차 대중화하면서 이에 맞춘 마케팅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는 집 소파에서 TV 광고를 보는 사람보다 스마트폰이나 VR 기기로 광고를 접하는 이들이 더 많아질지도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전세계 VR 시장 규모가 2016년 67억달러(7조4천억원)에서 2020년 700억달러(77조5천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VR 시장도 같은 기간 1조4천억원에서 5조7천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noma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