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이재용 비즈니스'] 고객이 옷 고르면 화면에 정보 뜨고 출근하면 PC·스마트폰 보안 활성화
‘직원이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자동으로 조명이 켜지고 PC와 스마트폰의 보안 프로그램이 활성화된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옷을 고르면 매장에 비치된 디지털 사이니지(디스플레이)에 그 옷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뜬다.’

삼성전자가 16일(현지시간) 독일 하노버 정보통신 박람회 ‘세빗(CeBIT)’에서 선보인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의 대표 사례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B2B 승부처로 선정한 유통, 교육, 의료, 물류, 호텔, 금융 등 6대 분야를 중심으로 이번 전시회에서 90여개 솔루션을 선보였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도 B2B로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했다. 그동안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사물인터넷은 ‘집’이 중심이었다.

예컨대 집 안에 있는 TV, 냉장고, 세탁기, 조명기기, 온도조절기 등이 모두 인터넷으로 연결돼 소비자가 집 안에 들어서면 조명이 자동으로 켜지고 적정 온도가 설정되며 TV가 작동하는 개념이었다. 이른바 ‘스마트 홈’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기업 사무실이나 유통 매장으로 확대했다. 이미 이번 전시회에서 제일모직과 손잡고 패션 브랜드 빈폴 매장에서 고객이 옷을 집어드는 순간 디지털 사이니지에 옷에 대한 상세 정보를 제공하는 ‘디지털 유통 솔루션’을 선보였다.

또 독일 폭스바겐과 손잡고 커넥티드 카(IT+차) 솔루션을 시연했다.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갤럭시S6엣지 포함)와 폭스바겐의 중형 세단 파사트의 ‘인포테인먼트(정보+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연결해 운전자가 자신의 스마트폰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차에서도 실행할 수 있게 했다.

강력한 보안 솔루션도 삼성이 집중적으로 키우려는 B2B 분야다. 삼성이 자체 개발한 보안 프로그램 ‘녹스(KNOX)’ 등을 활용해 관공서, 병원, 금융회사 등 고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안전하게 무선랜(와이파이)을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게 삼성의 구상이다.

환자의 심장박동 수나 혈압을 체크해 의료진에게 전달하는 원격 건강관리도 삼성이 B2B 사업으로 키우려는 분야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모바일 헬스 솔루션을 탑재해 병원 등 의료기관에 판매할 계획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