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회사들이 앞다퉈 공기저항계수를 발표하고 있다. 공기저항이 줄어들수록 효율이 올라간다는 점에서 디자인 단계부터 공기저항을 적극 고려, 이른바 '계수 경쟁'이 펼쳐지는 것. 하지만 차종별 공기 저항이 측정되는 방식은 자세하게 알려지지 않아 궁금증이 적지 않다.

흔히 'Cd'로 표시되는 공기저항의 정확한 용어는 '항력 계수(Drag Coefficient)'다. 주행을 방해하는 공기저항은 속도가 빠를수록, 차가 클수록 증가한다. 때문에 공기저항을 나타내기 위해선 외부 요인을 제외한 채 순수 형상만을 기준으로 한 대표 값이 필요하다.

[기획]자동차 항력계수(Cd), 어떻게 측정하나

일반적으로 항력 계수 산출 과정은 다소 복잡하다. 우선 주행중 받는 실제 힘을 측정해야 한다. 측정에는 밸런스(저울)라는 장비가 동원된다. 일반적인 저울은 상하방향 힘을 측정하지만 항력 계수 산출이 가능한 풍동시험실 밸런스는 전후/상하/좌우 세 방향을 모두 측정한다. 이 가운데 전후방향이 연료효율과 직접 관련이 있고, 상하방향인 양력과 좌우방향의 측력은 주행안정성과 연관된다.

두 번째는 차의 전면투영면적을 알아야 한다. 전면투영면적이란 앞에서 보았을 때 눈에 보이는 면적이다. 항력 계수가 동일하다면 전면투영면적이 클수록 공기저항도 커지기 마련이다. 면적 측정에는 일반적으로 레이저가 동원된다.

세 번째는 정확한 바람의 속도다. 이를 위해선 실제 바람이 나오는 노즐이 커야 한다. 국내 유일한 현대기아차 풍동시험실 노즐 크기는 가로 4m, 세로 7m다. 일반적인 차의 전면투영면적인 가로 2m, 세로 2m의 14배 수준이다. 이들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된 후 항력 계수가 산출된다.

항력 계수만 보면 낮은 차일수록 효율이 좋다. 주행속도가 시속 80㎞ 이하라면 구름저항과 기계저항이 영향을 미치지만 시속 80㎞ 이상은 공기저항이 효율 저하의 주요 원인이다. 따라서 고속주행이 많은 사람은 항력 계수를 눈여겨 봐야 한다. 낮은 차를 구매하는 게 경제적으로 유리하다는 얘기다. 항력 계수가 10% 낮으면 고속연료효율은 5% 가량 좋아진다.

공기 저항은 형상 저항, 하부 저항 그리고 냉각 저항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형상 저항은 디자인과 밀접하다. 이에 따라 디자인 초기부터 해석과 시험을 통해 최적 형상을 만들어 낸다. 또한 풍동평가로 하부 및 냉각부분의 저항도 측정, 최적화 하는 작업이 병행된다.

하지만 공기저항을 측정하는 풍동시험은 제조사별로 조금씩 다르다. 풍동 평가 결과와 과정 등은 제조사 노하우여서 비밀로 관리된다. 따라서 풍동 시험실의 일반적인 제원 외에 상호 비공개가 원칙이다. 유럽연합이나 미국, 일본 내 회사들은 자국 메이커 간 시험 결과를 공유하지만 국내에선 그렇지 않다. 실차 풍동 장비를 보유한 곳이 현대기아차밖에 없어서다.

외부로 발표되는 항력 계수의 검증은 가능하다. 해외의 경우 정부가 메이커 풍동 시험실을 활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내에선 아직 정부 차원의 검증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본적으로 장비가 없어서다. 이에 따라 자동차회사의 발표만으로 항력 계수를 알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항력 계수는 장비 측정이어서 신뢰도가 상당히 높다"고 전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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