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 메신저의 루키 '틱톡'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애플리케이션(앱)은 독보적 1위 업체인 카카오톡보다 빠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최근 각종 온라인 장터에서 해당 부문 인기 앱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틱톡을 운영하는 매드스마트의 김형철 운영이사는 11일 한경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베타 서비스 2개월여만에 사용자수 3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틱톡은 6명의 개발자가 지난 3월부터 개발에 나서 지난 7월 27일부터 베타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는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기 시작하던 시기에 등장한 카카오톡이 출시 8개월만에 사용자 수 300만명을 돌파한 것과 객관적 비교를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국내 최대 SNS 기업 SK컴즈가 지난 7월 20일 내놓은 네이트온톡(350만명)의 가입자 증가 추세와 맞먹는 수치다.

김 이사는 "현재 사용자 급증에 따라 서비스 안정화와 앱 개발에만 집중하고 있어 미래 계획을 구상할 겨를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틱톡의 인기 비결은 '속도'와 입소문

이 회사는 "틱톡의 서버는 수많은 사람이 써도 빠른 속도가 유지되도록 구현했다"며 "각 사용자가 연결된 3G가 정말 느리거나, 잘못된 와이파이(WiFi·무선랜)에 접근돼 있는 경우 외에는 최고의 속도를 누릴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틱톡'이라는 앱 이름도 '틱'하고 입력하면 곧바로 '톡'한다는 뜻에서 지었다.

김 이사는 "틱톡은 통신 프로토콜과 메시지 전송 및 저장 방식 등을 가볍게 구성해 메시지 전송을 빠르게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서비스가 '실제로 써보니 빠르다'는 입소문이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가며 다운로드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네이버, 다음 블로그 등에서 카카오톡과 틱톡의 속도를 비교한 사용자들의 글이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트위터에서도 '빠르다는 틱톡을 써보자'는 제안 글이 잇따라 올라오는 현상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틱톡을 찾는 사용자가 갑자기 몰려 앱 내려 받기가 안 된다는 네티즌들도 나타나고 이용자 수가 늘면서 서비스 속도가 예전보다는 느려졌다는 등 불평도 나오는 실정이다.

틱톡은 속도뿐 아니라 사용자들이 소셜네트워킹을 할 수 있도록 페이스북의 담벼락과 유사한 형태를 띄는 '모임'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해 지인들과 사진 등을 공유하고 댓글을 나눌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또 사용자가 메시지를 입력하면 '입력중'이라는 표시가 뜨는 기능이 지원되며 위치 정보를 지인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기존 모바일 메신저 업체 '일단 긴장'

더욱이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등에서도 틱톡은 2500만여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카카오톡과 다음 마이피플, 네이트온톡 등을 앞지르고 '무료 SNS' 분야 인기 앱 1위에 랭크되기도 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어 모바일 메신저 업체들에게 경계의 대상으로 꼽힌다.

모바일 메신저 업계 관계자는 "틱톡은 언론에 거의 공개되지 않아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상당히 신경 쓰이는 서비스"라며 "사용자 수와 메시지 전송 건수에서 크게 앞서는 카카오톡이 최근 메시징 전송 속도 개선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서비스의 등장과 완전히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서비스 기업과 달리 틱톡은 이미 레드오션이 된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업체 차원의 대규모 마케팅 없이 이 같은 결과를 만들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다크호스 앱'도 사용자의 인기를 등에 업으면 새로운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앱 시장의 역동성도 발견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