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테이션이 배터리 폭발사고가 발생한 자사 PMP의 리콜(결함보상) 발표와 관련, '늑장 대처'라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이스테이션은 올 초 배터리 폭발 사고가 접수됐던 PMP 'T3' 3만여대에 대해 자발적 리콜 조치를 시행한다고 15일 밝혔다.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생산된 제품이 대상이다. 플라스틱 커버의 내부 유격 발생으로 심한 충격을 받을 경우, 전지에 오류가 발생해 폭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이번 리콜에 앞서 지난 2008년 PMP 'V43 나비'의 배터리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100만 안팎의 보상금액을 지불하기도 했다.

이번 리콜 대상인 T3와 관련, 소비자들은 올해 초 폭발 사고부터 과충전 시 발열 현상 발생 등 크고 작은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아이스테이션은 최근 '고객만족정책'을 새롭게 발표하며 무상 A/S기간 1년 연장, A/S가 지연되면 지체 상환금 부과 등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제조사의 대응이 ‘너무 늦다’는 불만도 나온다.

디지털기기 사용자 커뮤니티 ‘시코’의 PMP부문 게시판에는 '6개월 이상 업데이트가 되지 않는다' 'A/S가 너무 오래 걸리고 무성의하다'등의 사후 서비스 관련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글이 다수 게재됐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소비자권리센터 실장은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리튬 2차전지의 사고는 예상된 일이다"며 "이번 리콜 조치는 꾸준히 있어왔던 문제를 뒤늦게야 처리하는 늑장 리콜"이라고 말했다.

현재 녹소연에는 아이스테이션 PMP 관련 소비자 피해 신고가 꾸준히 접수 중이다. 이 실장은 "소비자들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며 "일회성 리콜 조치로 끝낼 것이 아니라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녹소연은 2008년 폭발 사고 당시에도 피해자 성명서를 발표하며 기술표준원의 안전성 테스트 실시 의무화를 주장한 바 있다.

이처럼 안전성 문제가 연이어 제기되며 이 회사의 시장 점유율도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컴퓨터기기 가격비교 사이트인 다나와에 따르면 아이스테이션은 지난 2008년까지 시장점유율 60~70%로 업계 선두 자리에 머물렀지만, 지난달 기준으로는 10%대로 떨어진 상태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