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가전,TV 등과 달리 IT 기기들은 점차 크기가 작아지는 추세다. 특히 컴퓨터 시장에서는 중후장대한 기능 중심의 제품들이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앙증맞은 크기의 '넷북(미니 노트북)'과 '넷톱(소형 데스크톱)'이다. 액정 화면이 없는 초소형 MP3플레이어,휴대용 프로젝터 등도 '작아서 잘 팔리는' 제품군이다.

◆PC 시장에 부는 넷톱 바람

PC로 인터넷과 문서작업,동영상 재생 등 간단한 작업만 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제품이 넷북과 넷톱이다. 특히 넷톱은 가격이 50만원 내외로 저렴하고 낮은 전력 소모,높은 공간 활용도 등의 이점이 있어 빠르게 시장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전 세계 넷톱 시장이 지난해보다 80% 성장한 600만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표 넷톱 상품은 'BX150'이다. 인터넷과 문서작업,이메일 등 기본적인 업무를 보기에 적합하다. 음악이나 동영상을 편집하기는 힘들지만 재생에는 문제가 없다. 색상은 검은색으로 블랙 컬러 모니터와 잘 어울린다.

LG전자의 대항마는 '엑스피온 시리즈'다. 깔끔한 느낌을 주는 화이트 컬러를 채용,디자인을 중시하는 구매자들이 특히 선호한다. 삼성전자 제품과 마찬가지로 아톰 CPU를 썼다. 그 밖에 인기있는 넷톱으로 주연테크의 '페스티발A23',TG삼보의 'ALF450' 등을 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넷톱은 기본적인 기능만 갖춘 PC로 메모리,그래픽카드,하드디스크 등을 추가하기 힘들다"며 "20인치 이상 대형 모니터와 연결할 수 없는 제품도 있는 만큼 구매 전에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넷톱의 한 갈래인 '올인원 PC'도 점차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올인원 PC는 LCD 모니터에 컴퓨터 본체의 모든 기능을 담고 있는 제품을 의미한다. MSI의 '윈드톱 AE1900'은 터치스크린 모니터를 채용한 제품이다. 키보드 없이 화면을 건드리는 것만으로 동영상 재생 등의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모니터 크기는 19인치다. 영화 감상에 최적화한 16 대 9 비율로 만들어졌다. 기존 PC에 비해 최대 80% 이상 전력 소모를 줄인 것이 특징이다.

◆가벼운 MP3플레이어 인기

MP3플레이어 시장은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큰 화면의 제품과 아예 화면이 없는 초소형 제품만 살아남는 분위기다. 초소형 제품은 조깅을 하면서 음악 듣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조약돌 디자인의 삼성전자 '옙S2'는 미니 MP3플레이어 시장의 스테디셀러로 꼽힌다. 가격이 5만원 내외로 저렴해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다. 플레이어 안에 내장된 LED램프의 색상을 통해 재생(푸른색),충전(붉은색) 등 MP3플레이어의 상태를 알려준다. 색상은 화이트 블랙 레드 그린 퍼플 등 5가지다.

'미키마우스'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아이리버의 '엠플레이어 아이즈'도 꾸준히 팔리는 제품이다. LED등이 점멸하면서 16가지 표정을 만들어낸다. 미키마우스 귀부분에 해당하는 조그버튼으로 작동한다.

애플 아이팟 시리즈 중 가장 작은 제품은 셔플이다. 다른 아이팟 제품에 비해 MP3 기능에 충실하다. 최대 12시간 배터리를 지원하며 500곡까지 저장할 수 있다. 옷깃이나 주머니에 꽂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내비게이션 시장에도 엇비슷한 트렌드가 자리잡았다. 내비게이션을 통해 지상파 DMB를 보는 일이 잦은 소비자들은 큰 화면 제품을 찾는다. 반면 길 안내 기능만을 원하는 운전자들은 사이즈가 작은 제품을 선호한다. 아이리버의 'NV 미니'는 풀터치 휴대폰과 엇비슷한 3.5인치 화면의 초소형 제품이다. 가격이 7인치대 대형 제품의 절반 수준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대형 외장형 제품을 '포켓 사이즈'로 만들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사례도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4월 출시한 휴대용 프로젝터 'MBP200'이 대표적인 예다. 동영상이나 파워포인트 화면을 흰벽이나 하얀색 A4용지 등에 영사할 수 있는 제품이다. 화면을 최대로 키우면 50인치 영상을 볼 수 있다. 재생 시간은 최대 1시간20분.2.2인치 LCD 화면과 스피커,내장메모리(190MB)를 탑재하고 있으며 지상파 DMB,동영상과 MP3플레이어,사진과 문서뷰어 기능 등을 내장하고 있다. 무게는 휴대폰과 엇비슷한 140g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