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오락에서 골프ㆍ사격ㆍ헬스까지
야마우치 히로시 회장 "무조건 획기적인것 만들어라"
하청회사 사장 발탁해 개발 맡겨
#1.전업 주부 김주연씨(37)는 요즘 닌텐도 위핏(Wii Fit)에 푹 빠져 있다.

처음엔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이 하도 졸라 위 게임기와 위 스포츠 게임을 사줬는데 요즘엔 위 전용 피트니스 게임인 위핏을 하느라 아들보다 더 오래 게임을 즐긴다.

위핏 보드에 올라 TV화면을 보면서 요가 근력운동 유산소운동 밸런스게임 등 48종의 피트니스게임을 따라하다 보면 몸의 균형도 잡히고 군살도 없어지는 느낌이 든단다. 김씨는 허리둘레가 점점 늘어나는 남편에게도 위핏을 권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2."홈런이다!" 늘 소극적인 성격 탓에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이동현군(11)이 위 전용게임인 위 스포츠로 홈런을 날렸다.

위 전용 리모컨을 손에 들고 TV화면에서 투수가 던지는 공을 보기좋게 날려버린 것.성적도 안 오르고 친구들 사이에서 운동도 못한다고 구박받는 이군은 위 스포츠로 야구 볼링 테니스 등을 연습하면서 자신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엔 중학교에 들어간 누나랑 아이스크림 내기 복싱 경기도 종종 즐긴다.

이군은 부모님과 함께 집 근처 대형 마트에 갈 때마다 위핏을 사려고 위 전용 판매코너에 들러보지만 매번 물량이 동나 실망하고 있다. 조만간 꼭 위핏을 장만해 부모님과 함께 게임을 해 볼 작정이다.
[닌텐도 신화해부] (上) 도요타도 제친 괴물‥할머니도 춤추게 하다

◆"누구나 쉽고 재밌게 즐겨야 한다"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DS에 이어 동작인식 게임기 닌텐도 위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위는 TV에 연결해 화면을 보면서 따라하게 만든 동작인식 게임기로,지난해 말까지 전 세계에서 4496만대 이상 팔렸다.

국내에서만 200만대 넘게 팔린 닌텐도DS는 지난 6일 발매된 지 4년3개월 만에 1억대의 글로벌 판매량을 기록했다. 비디오게임기 사상 가장 빠른 속도다. 닌텐도DS와 닌텐도 위는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소니엔터테인먼트의 휴대용게임기 PSP(5000만대),비디오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3(2130만대)보다 각각 두 배 이상 팔렸다.

닌텐도의 사원 1인당 매출액은 도요타자동차의 5배,1인당 순이익은 무려 8배에 달한다.

게임 전문가들은 닌텐도가 마니아들만 즐길 수 있는 '오타쿠'(특정 분야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사람) 같았던 게임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가족형 게임'으로 바꾼 전략이 비디오게임 1위 등극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닌텐도가 쉽고 재미있는 게임을 내놓게 된 건 화투-완구류-레이저 광선총-초창기 휴대용 게임기 등으로 이어지는 엔터테인먼트사업의 수십년 역사와 맞닿아 있다.

아무리 마케팅에 돈을 쏟아부어도 결국 게임은 재미있어야만 팔린다고 판단한 것.그래서 닌텐도는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 그 자체다"(The name of the game is the game)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손자들과 함께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쉬워야 한다는 것.

실제로 닌텐도는 한국에서 TV광고를 내보낼 때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위핏 전용 보드판에 올라 요가와 근력운동을 하는 장면을 정면에 내세웠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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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의 혁신적인 제품은 창업가 경영인 야마우치 히로시 회장(81)의 강력한 리더십에서 비롯됐다. 1949년부터 2002년 은퇴하기까지 그는 "닌텐도를 세계 최고의 게임회사로 만들겠다"며 "뭔가 획기적인 것을 무조건 만들어내라"고 지시했다.

남들은 다 말도 안 된다며 비웃었던 '동키 콩'(지금의 슈퍼마리오)도 그는 보자마자 성공할 것임을 간파했다.

직관적으로 재미있는 게임을 알았던 그는 52년 동안 닌텐도의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왔다. 21세 때 화투 제조업체였던 닌텐도를 물려받자마자 닌텐도의 핵심역량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임을 강조해온 것.한번 목표를 세우면 확실하게 밀어붙이는 그의 불도저식 경영방식은 완구류부터 게임기까지 닌텐도의 베스트셀러를 줄줄이 탄생시켰다.

울트라 핸드 등의 아이디어 완구류,초소형 태양전지를 표적으로 만든 레이저 광선총 게임기,초소형 게임&워치 게임기,일본 최초의 가정용 컴퓨터 패미컴(패밀리컴퓨터) 등이 모두 그의 휘하에서 빛을 발한 제품들이다.

야마우치 회장은 "남들과 비슷한 것으론 절대 이길 수 없다. 경쟁자와 완전히 다른 것으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을 윽박지르면서 새로운 발상을 자극하기도 했다.

직원들을 호되게 몰아붙이는 한편으론 연구개발 직원들에겐 유급휴가를 주면서까지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개발환경을 보장해주기도 했다.

탁월한 게임 개발자를 찾아내는 능력도 대단했다. 닌텐도 하면 떠오르는 슈퍼마리오 게임 시리즈를 개발한 미야모토 시게루 전무의 천재성을 발견한 것도,2000년 게임개발 하청회사에서 일하던 이와타 사토루 이사를 닌텐도의 사장으로 발탁한 것도 야마우치 회장이었다.

처음 닌텐도DS를 내놓았을 때 '한 가정당 한 개씩' 닌텐도DS를 팔겠다고 공언했던 닌텐도는 애초의 목표를 '한 명당 한 개씩'으로 수정했다. 복잡하고 사실적인 화면의 게임을 어려워하는 일반인에게 터치스크린과 동작인식 기능으로 쉽게 다가간 게 이 정도로 먹힐지 닌텐도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닌텐도는 지난해 11월 DS에 음악감상,카메라 등의 기능을 추가하고 더 얇게 만든 닌텐도DSi를 일본에서 출시했다. 발매 11주 만에 150만대나 팔려 닌텐도 신화를 이어갈 전망이다. 우주전쟁을 소재로 한 게임이 대세였던 1980년대 동키 콩 등 신선한 게임을 내놨던 닌텐도의 블루오션 전략은 현재진행형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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