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우린 소외됐다" 불만

하나로텔레콤[033630] 임원들이 스톡옵션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이 회사 임원들은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이 회사를 인수한 뒤 AIG와 뉴브리지측에서 합류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2∼3년 만에 1인 당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 이상의 거금을 챙기게 됐다.

하지만 스톡옵션 부여 과정에서 일반 직원들이 소외되는 등 매끄럽지 못해 이를 둘러싸고 사내 갈등의 골이 깊은 상태다.

5일 하나로텔레콤에 따르면 이 회사 현직 임원들이 보유한 스톡옵션은 526만5천주로 작년 3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6천400원과 7천40원의 행사가격에 집중적으로 부여됐다.

이 회사 현직 임원 43명 가운데 박병무 사장을 제외한 42명 전원이 스톡옵션을 받았으며, 1인 당 평균 12만5천여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SK텔레콤[017670]의 지분 인수가격인 주당 1만1천900원으로 환산하면 1인 당 평균 15억원 가량에 해당하며, 행사 가격이 6천400원일 경우 6억9천만원, 7천40원인 경우 6억1천만원의 차익을 거두게 된 것이다.

주요 임원들을 보면 고메즈 수석 부사장이 35만주, 제니스리 재무담당 부사장이 30만주, 김태현 회장과 김진하ㆍ에릭 최ㆍ마크 피치포드ㆍ신규식ㆍ홍순만 부사장이 각각 25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기승 전무 등 전무급들은 17만5천주, 이승석 상무 등 상무급들은 10만주 가량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각자 다른 행사가격을 적용하더라도 고메즈 부사장은 17억100만원, 제니스 리 부사장은 16억5천만원, 이기승 전무는 9억6천200만원의 차익을 가져가게 됐다.

이에 대해 하나로텔레콤 경영진측은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스톡옵션을 부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래의 행사 시점 주가에 따라 차익이 유동적으로 현재는 평가 상의 차익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 회사측은 설명이다.

그러나 스톡옵션 부여 과정에서 잡음으로 인해 사내 직원들의 시각이 곱지 않다.

이 회사는 지난 2004년 당시 윤창번 사장에게 577만주를 비롯해 임원 43명에게 1천66만여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하려고 했다가 노조 등의 반발에 부딪혀 자진 포기했었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끝내 임직원에게 1천977만2천890주를 스톡옵션으로 제공했으며, 이후 주식병합을 감안하면 행사가격은 1만원이었다.

이 회사 임원들은 작년 3월 기존에 받은 스톡옵션을 포기하는 대가로 다시 465만주를 행사가격 6천400원에 받았다.

결국 행사가격 1만원을 6천400원으로 낮춘 셈이다.

그러나 일반 직원들에게는 1인 당 행사가격 1만원에 2천∼3천주가 돌아갔으며, 뒤늦게 올 3월에 행사가격을 8천180원으로 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는 스톡옵션 행사가격을 조정한 경우에도 1인 당 차익이 몇백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 회사 노조 관계자는 "경영진이 2005년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직원들을 내보내면서 임원 숫자를 29명으로 줄였다가 다시 슬금 슬금 현재 43명으로 늘렸다"며 "대주주가 환차익을 포함해 7천억원 가량의 매각 차익을 가져가는 것은 차치하고 관련 임원이 엄청난 스톡옵션 차익을 챙겨가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 기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