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대미 접근에 위기감 느낀 듯
中, 美에 기지내준 필리핀에 차관 파견 "이견 적절 처리하자"
미국과 협력하며 중국 견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필리핀에 중국이 고위 당국자를 파견했다.

24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전날 마닐라에서 열린 중국-필리핀 외교협상과 남중국해 문제 관련 회의 등에 참석해 엔리케 마날로 외교장관, 마리아 라자로 외교차관 등과 만났다.

쑨 부부장은 마날로 장관과의 회동 때 "중국과 필리핀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는 가까운 이웃"이라며 "건강하고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양국민의 염원을 따르는 일이며, 양국 공동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국제 및 지역 정세에는 심각하고 복잡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양국의 정치적 상호 신뢰를 심화하고 실무 협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나라 사이에 영유권 갈등이 존재하는 남중국해 문제를 "양자 관계의 적절한 위치에 둬야 한다"며 "우호적 협상을 통해 이견을 적절히 처리하고, 중-필리핀 관계와 지역의 안정적인 대국을 함께 수호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중국이 필리핀에 고위 당국자를 파견한 것은 최근 자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과 필리핀의 공조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달래기 및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필리핀은 최근 미국과 공동 해상순찰을 하기로 합의하고 자국 내 군기지 4곳의 사용권을 추가로 미국에 제공키로 했다.

이 중 필리핀 본섬인 루손섬 북부에 위치한 군기지 2곳은 중국 견제를 위한 군사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또 지난달 남중국해 세컨드 토마스 암초 지역에서 필리핀 선박을 향해 중국 함정이 레이저를 쏘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이 주필리핀 중국 대사를 초치해 강하게 항의한 일도 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