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연구진이 중국이 백신 추가 접종 접종 등 조치 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완화 조치를 전면 이행할 경우 중국 본토에서 100만명 가까운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16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가브리엘 렁 전 의대학장이 이끄는 홍콩대 연구진이 코로나19 방역 완화 조치를 전면 이행할 경우 중국 본토에서 100만명 가까운 사망자가 나올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는 4차 백신 접종과 항바이러스제 보급,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등을 취하지 않고 현상을 유지한 상태에서 전면적 일상 회복을 추진하면 중국 전역에서 동시에 감염 확산이 이뤄질 것이라며 "100만명당 684명꼴로 사망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비율을 2020년 중국 인구인 14억1000만명에 대입하면 96만5000명이 사망한다는 예상치가 나온다. 현재까지 중국 정부가 인정한 코로나19 관련 사망자는 5000여 명이다.

보고서는 "중국 본토에서 가장 최근 조정된 조치를 유지한 채 내년 1월까지 사회를 완전히 정상화한다면 지방의 모든 의료시스템이 코로나 감염 급증을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이 백신 접종, 항바이러스제 보급, 공중 보건 및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등을 취하며 '순차적 위드 코로나'를 택하면 보다 안전한 '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4차 백신 접종률이 85%, 항바이러스제 보급률이 60%에 달하면 사망자 수는 100만명당 448~503명으로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적당한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보장함으로써 바이러스의 전염성을 47~69% 감소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 근 3년 만에 마침내 실질적인 '위드 코로나'를 발표했다.

이미 세계가 1년여 전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음에도 중국은 나 홀로 감염자를 '0명'으로 유지하겠다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해왔다.

당시 감염자는 물론 밀접 접촉자도 예외 없이 격리 시설에 수용하고, 감염자가 단 1명 나와도 주변 일대를 통째로 봉쇄해 버리기도 했다. 등교·출근·쇼핑 등 대부분의 일상생활에서는 24~48시간 내 받은 PCR(유전자증폭) 검사 음성 증명서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러한 극단적인 방역 정책 속 경기가 둔화했고, 대중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 중국 곳곳에서 이례적으로 시위와 저항이 벌어지기 시작했고, 정부는 끝내 방역을 완화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