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생이 계란 판자를 활용해 만든 커닝 방지 모자를 쓰고 있다. 사진=만다네-오르티즈 페이스북 캡처
한 학생이 계란 판자를 활용해 만든 커닝 방지 모자를 쓰고 있다. 사진=만다네-오르티즈 페이스북 캡처
최근 필리핀에서 시험볼 때 커닝을 방지하는 모자가 등장해 화제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필리핀의 대학에서 ‘커닝 방지 모자’를 쓴 학생들의 모습이 SNS에서 폭발적 반응을 불러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필리핀 레가스피 시에 있는 이 대학은 학생들에게 10월 셋째주 중간고사를 치를 때 다른 사람의 시험지를 훔쳐보지 못하게 모자나 헬멧 같은 쓸 것을 착용하도록 요구했다. 이에 학생들은 판지, 계란 상자, 혹은 다른 재활용 재료를 활용해 제각기 다른 ‘커닝 방지 모자’를 만들어 왔다.

메리 조이 만다네-오르티즈(Mary Joy Mandane-Ortiz) 비콜 대학교 공학부 소속 기계공학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녀의 수업에서 정직함을 보장할 수 있는 재밌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몇년 전 태국의 사례에서 영감을 얻었다. 2013년 태국 방콕의 한 대학에서 학생들의 시야를 가리기 위해 머리 양쪽에 종이를 붙인채 시험을 치르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다양한 커닝 방지 모자. 사진=만다네-오르티즈 페이스북 캡처
다양한 커닝 방지 모자. 사진=만다네-오르티즈 페이스북 캡처
만다네-오르티즈 교수는 학생들에게 간단한 디자인을 주문했다. 어떤 학생들은 주변에 널려있는 쓰레기를 가지고 5분도 안돼 나름 혁신적인 커닝 방지 모자를 만들내기도 했다. 일부 학생들은 모자, 헬멧, 핼러윈 마스크 등을 착용했다. 커닝 방지 모자를 쓴 학생들을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자 해당 게시물은 며칠 만에 수천개의 좋아요를 얻었고 필리핀 현지 언론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만다네-오르티즈 교수는 “시험 감독이 엄격해짐에 따라 동기부여를 받은 학생들이 올해 더 좋은 성적을 냈다”고도 전했다. 이어 “많은 학생들이 일찍 시험을 마쳤고 올해 부정행위를 하다가 적발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주변 시야를 완전 차단하는 커닝 방지 안경을 쓴 학생. 사진=만다네-오르티즈 페이스북 캡처
주변 시야를 완전 차단하는 커닝 방지 안경을 쓴 학생. 사진=만다네-오르티즈 페이스북 캡처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