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밍 GCHQ 국장 "러군, 무기·병력 조달 어려운 '절망적' 상황"
"푸틴, 핵 쓰려면 아직 멀었다"…영국 정보기관 수장 분석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긴장이 높아지면서 러시아의 핵 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술핵무기를 실제 사용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영국 정보기관 수장이 전망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도·감청 전문 정보기관 정보통신본부(GCHQ)의 제레미 플레밍 국장은 11일(현지시간) 영국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설에서 이 같은 진단을 내놨다.

플레밍 국장은 푸틴의 전술핵무기 사용을 우려하는 질문에 "러시아 독트린과 푸틴 대통령의 접근 방식에 비춰 봤을 때, 바라건대 (사용되려면) 아직 멀었다"고 답변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우리 모두 그 위험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지속할 무기와 병력을 동원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러시아군의 현 상황을 '절망적'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러시아의 핵 공격이 현실화하기 전에 영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그 계획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우려가 고조됨에 따라 대비에 나서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이날 '핵 억지 연습' 실시 계획을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다음 주 나토가 오래전부터 계획한 억지연습인 '스테드패스트 눈'(Steadfast Noon)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는 매년 열리는 정례 훈련으로, 우리의 억지력을 안전하고 확실하고 효율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테드패스트 눈'은 나토 동맹국들이 핵전쟁 시나리오 등을 가정해 매년 이맘때 유럽에서 실시하는 훈련이다.

특히 전쟁 국면 속에 진행되는 올해 훈련은 동맹 간 결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러시아를 향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이날 화상회의를 연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이 저위력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심각한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