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진화될지 알 수 없어"…화재 현장 인근 발전소 가동 중단
닷새째 불타는 쿠바 연료탱크…발전소도 멈춰 전력난 심화
쿠바 연료 저장시설에서 발생한 화재가 닷새째 이어지면서 쿠바의 극심한 전력난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9일(현지시간) 쿠바데바테와 그란마 등 관영 언론들에 따르면 수도 아바나에서 동쪽으로 약 100㎞ 떨어진 마탄사스 해안의 연료 저장시설에서 닷새째 진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언제 진화가 완료될지 가늠할 수 없다며 며칠이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쿠바데바테는 전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 5일 밤 벼락과 함께 시작됐다.

8개의 연료 탱크 중 하나에 벼락으로 화재가 발생했고, 몇 차례의 폭발, 기름 유출과 함께 다른 탱크에도 불이 옮겨붙었다.

전날까지 총 4개의 탱크가 화재 피해를 봤다.

지금까지 소방대원 1명이 숨지고, 16명이 실종됐으며, 125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19명이 아직 입원 중이다.

닷새째 불타는 쿠바 연료탱크…발전소도 멈춰 전력난 심화
이번 화재는 쿠바의 극심한 전력난과 연료난도 심화시켰다.

쿠바 전력당국은 전날 화재 현장 인근에 있는 열전 발전시설 한 곳이 화재로 인한 물 부족으로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쿠바는 전력 수요의 절반을 열 발전에 의존해 왔다.

이번 화재 전에도 쿠바는 열악한 전력 인프라 탓에 전력 사정이 좋지 않았다.

경제 위기와 맞물린 잦은 정전은 지난해 7월 이례적인 반정부 시위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달 초부터는 아바나에도 하루 4시간씩 순환 단전이 시작됐고, 예정됐던 카니발도 전력난을 이유로 취소됐다.

화재가 발생한 마탄사스는 쿠바 최대 항구가 있는 곳으로, 전력 생산에 필요한 원유와 연료도 이곳으로 들어온다.

러시아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 한 척이 마탄사스로 향하고 있지만 연료 탱크와 파이프라인 등의 손상 여부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하역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