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 주가가 27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시간외거래에서 18.4% 폭등했다. 지난 1분기에 페이스북의 사용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단기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숏폼 콘텐츠인 릴스와 메타버스 등 중장기적인 사업방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실적 부진에도 사용자 수 반등

메타는 27일 장 마감 후 1분기 매출이 279억800만달러(약 35조30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261억7100만달러)보다 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추정치(282억달러)보다 소폭 낮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분기 매출 증가율은 2012년 기업공개(IPO) 이후 가장 낮다. 영업이익은 85억2400만달러로 이 기간 25% 감소했다.

실적은 부진했지만 반전은 사용자 수에 있었다. 메타의 1분기 일일 활성 사용자 수는 19억6000만명으로 지난해 4분기(19억2900만명) 대비 3100여명 늘었다. 4분기 사용자 수는 역대 처음으로 전 분기(19억3000만명)보다 소폭 감소했으나 한 분기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CNBC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유럽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페이스북 사용자 수가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장 마감 후 메타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207.09달러로 상승하며 200달러를 돌파했다. 사용자 수 감소세가 이어질지 우려했던 투자자들이 다시 메타를 주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1년 최고가(384.33달러)보다는 여전히 46% 낮다.

주가가 회복될지는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메타는 2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280억~300억달러로 제시했다. 시장 전망치(306억달러)보다 낮을 뿐더러 지난해 2분기 매출(291억달러)보다 낮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외부 환경이 녹록치 않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기업들의 광고 수요가 하락한 데다, 애플이 지난해 도입한 개인정보보호 정책으로 개인 맞춤형 광고 효과가 떨어졌다. 숏폼 동영상 시장에선 틱톡과 스냅챗, 유튜브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사진=AFP연합뉴스

○릴스·광고·메타버스 투자 주력

증권가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메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제시한 세 가지의 주요 투자 방향 때문이다. 메타의 숏폼 동영상 릴스와 광고, 그리고 메타버스다.

저커버그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은 전체 시간 중 20% 이상을 릴스에서 보낸다. 페이스북 사용자 기준으로는 전체 시간의 반 이상을 동영상이 차지한다. 저커버그는 컨퍼런스콜에서 “단순 숏폼 동영상 추천에서 나아가 사용자들이 흥미를 느끼고 서로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인공지능(AI) 디스커버리 엔진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릴스의 트래픽을 높여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다.

사용자가 자신의 개인정보 사용 여부를 선택하게 한 애플의 개인정보보호 정책에 맞춰 광고 시스템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셰릴 샌드버그 메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중장기적으로 맞춤형 광고에서 한 단계 진화한 광고를 고안하고 있다”며 “광고주들이 개인정보를 덜 활용할 수 있도록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 분야에서는 메타의 메타버스 플랫폼 호라이즌의 웹 버전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사용자들이 가상현실(VR) 헤드셋이 없어도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게 바꾼다. 저커버그는 “연말 출시 예정인 하이엔드 헤드셋 ‘캄브리아’는 사용자의 시선과 얼굴을 추적한다”며 “아바타끼리 눈을 마주치고 표정을 지을 수 있어 현실감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앞서 지난 19일 메타버스가 애플과 함께 메타버스 분야의 주요 사업자로 부상하고 있다며 “애플과 달리 메타는 관련 제품들을 만들고 있고 구체적인 방향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