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좌파 총리 나오나…8월부터 지지율 급상승
메르켈 후임은 대홍수 현장에서 웃다가 자유낙하

독일 총선에서 사회민주당(사민당·SPD)이 16년 만의 정권교체 가능성까지 타진할 정도로 약진한 데는 올라프 숄츠 후보의 대중적 인기가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 사민당 돌풍 이유는 …"검증된 지도자 숄츠 효과"
27일(현지시간) 오전 1시께 공개된 공영방송 ZDF의 잠정집계 결과 사민당의 득표율은 25.8%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24.1%)을 1.7%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이를 두고 숄츠 후보는 이미 중앙·지방 정치 무대에서 활동해 유권자에게 알려져 지지를 끌어들이는 데 유리했다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숄츠 후보는 메르켈 내각의 부총리 겸 재정부 장관이며, 함부르크 시장도 역임한 노련한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마틴 슐츠 전 SPD 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SPD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숄츠 후보가 그동안 국가를 경영할 능력을 훌륭하게 입증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독일에서는 유럽연합(EU)에서 역할에 대한 평가가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

슐츠 전 대표는 숄츠 후보가 EU 내 경험과 관련 역량을 따질 때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지난 16년간 국내 문제는 물론 EU에서도 주도적으로 활동했던 메르켈 총리가 물러나고 나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국정 경험이 풍부한 숄츠 후보라는 것이다.

숄츠가 이끄는 SPD는 EU의 결속력 강화와 이를 위한 독일 역할을 강조하고, 열차를 포함한 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도 강조한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여당 지지율의 하락에도 독일 유권자의 14%만 SPD가 수권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지만 총선에서 약진한 데에는 숄츠의 역할이 컸다고 진단했다.

지난 7월 독일 서부를 휩쓸며 18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홍수도 총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포어슝스그루페 바렌(Forschungsgruppe Wahlen)은 여론 조사에서 홍수 이후 환경과 기후 변화 문제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물론 과거 핵심 의제였던 실업과 이민 등을 누르고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공개했다.

아르민 라셰트 기민·기사당 연합 총리 후보가 홍수 현장을 방문해 다른 사람들과 웃고 떠드는 모습이 언론에 실리면서 비판 여론이 고조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4월 30% 초반대였던 라셰트 후보의 지지율은 이후 이달까지 10% 안팎으로 급격히 떨어지면서 정당 지지율도 동반하락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숄츠의 지지율은 5∼7월 10% 중반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이후 수직상승해 8월부터는 3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