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호텔 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전 세계 직원의 3분의 2가량을 일시 해고(강제 무급휴가) 조치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고객과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다. 아르네 소렌슨 메리어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상황은 9·11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합친 것보다 더 나쁘다"라고 말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메리어트는 향후 2~3개월 동안 이 같은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다만 일시 해고자들에게 급여를 주지 않는 일반적인 경우와는 달리 이 기간 동안 앞서 받던 월급의 20% 수준을 제공한다. 일시 해고 조치되지 않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이 기간 월급을 20% 삭감 조치한다.

메리어트는 코로나19 사태로 피해가 커지고 있는 대표적인 글로벌 대기업이다. 메리어트는 지난 18일 북미와 유럽 호텔들의 객실 가동률이 최근 25% 이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70%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이었다. 메리어트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는 상황이 더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 전망이 나빠지면서 메리어트의 주가는 지난 한 달 새 반 토막이 났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거래되는 메리어트 주가는 지난 2월 19일 종가 기준 주당 147.63달러였다. 하지만 이후 연일 하락해 지난 18일에는 주당 63.81달러로까지 주저앉았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메리어트 경영진들도 직접 행동에 나섰다. 소렌슨 CEO는 지난 19일 회사 공식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서 "나와 빌 메리어트 이사회 의장은 올해 연봉을 반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임원들도 연봉의 50%를 삭감하는 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소렌슨 CEO는 "지금은 메리어트에게 있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힘든 때다"라며 "하지만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