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파 간츠, 극우 리에베르만·아랍정당 지지로 과반의석 확보

이스라엘 중도 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의 베니 간츠 대표(60)가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될 전망이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의 관저에서 각 정당 대표단을 만난 뒤 간츠 대표에게 연립정부 구성권을 먼저 부여하기로 결정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이 전했다.

간츠 대표가 16일 공식적으로 총리 후보로 지명된 뒤 최장 42일 안에 연정을 구성하면 총리에 오른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우파 지도자 베냐민 네타냐후(70) 총리의 연임 전망에 먹구름이 꼈다.

이스라엘 대통령, 총리후보에 간츠 지명키로…네타냐후 위기
현지 언론은 간츠 대표가 연립정부 구성에 필요한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의 과반 의석(61석)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간츠 대표의 청백당은 지난 2일 치러진 총선에서 의회 120석 가운데 33석을 얻어 집권 리쿠드당(36석)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도좌파 정당 연합인 '노동-게셰르-메레츠'(7석)과 아랍계 정당들의 연합인 '조인트리스트'(15석), 극우 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7석)이 15일 간츠 대표를 총리 후보로 추천했다.

리에베르만은 작년 선거에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 사이에서 중립을 지켰지만 이번에는 간츠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또 아랍계 정당들의 연합인 '조인트리스트'(15석)도 리블린 대통령에게 간츠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인트리스트는 지난달 간츠 대표가 이스라엘에 편향된 미국의 중동평화구상에 찬성한다는 이유로 지지를 철회한다고 밝혔지만 네타냐후 총리의 연임을 저지한다는 명분으로 간츠 대표 찬성으로 돌아섰다.

총리 후보로 지명될 간츠 대표는 직업군인 출신 정치인으로 2011∼2015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을 지냈다.

2018년 말 정치권에 입문한 뒤 참신한 이미지로 인기를 끌어왔다.

이스라엘 대통령, 총리후보에 간츠 지명키로…네타냐후 위기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리쿠드당과 유대주의 정당 등 우파 진영의 지지를 모두 합쳐도 58석에 그쳤다.

네타냐후 총리는 연임이 무산될 위기에 놓이면서 정치적 갈림길에 선 것으로 평가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총 재임 기간이 13년 11개월이나 되는 이스라엘의 최장수 총리로 이번에 5선을 노렸다.

그는 작년 11월 뇌물수수와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뒤 야권으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았다.

오는 17일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정이 올해 5월 24일까지 연기됐다.

지난 2일 선거는 이스라엘에서 1년 사이에 3번째 치러진 총선이다.

이스라엘에서는 작년 4월과 9월 총선이 실시됐지만,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 모두 연정에 실패하면서 정치적 혼란이 장기간 이어져 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