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어 러시아, 실전 배치 성공…美도 뒤질세라 개발 박차
"새로운 군비경쟁 우려…핵무기처럼 통제해야" 주장도
미·중·러, 치열한 '극초음속 무기' 경쟁 벌인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치열한 극초음속 무기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새로운 군비 경쟁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둥펑(東風·DF)-17'을 실전 배치했다고 발표했다.

이 마시알은 지난해 10월 1일 신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 때 선을 보였다.

극초음속 무기는 최소 마하 5(시속 6천120㎞)의 속도로 지구 상 어느 곳이든 1시간 이내에 타격할 수 있어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차세대 무기로 평가받는다.

탄도미사일에 탑재돼 발사되는 극초음속 활공체(hypersonic glide vehicle)의 경우 발사 후 도중에 분리된 뒤 극도로 낮은 고도로 활공하면서 목표물을 타격해 레이더의 포착과 요격이 매우 어렵다.

중국에 질세라 러시아도 지난해 12월 극초음속 미사일 '아반가르드'를 실전 배치했다.

더구나 러시아 관영 매체가 전한 아반가르드 미사일의 최고 속도는 마하 20(시속 2만4천480㎞)에 달해 속도가 마하 6에 불과한 중국의 DF-17보다 기술적으로 훨씬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는 새로 건조하는 신형 군함은 물론 기존 함정에도 극초음속 무기를 장착할 것이라는 계획을 내놓았다.

싱가포르 난양이공대의 콜린 코 교수는 러시아 군함의 극초음속 무기 장착 계획에 대해 "이것이 실현된다면 완전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중단했던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는 러시아와 중국의 발 빠른 실전 배치에 자극받아 보잉, 록히드마틴 등을 중심으로 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는 인도, 프랑스 등도 가세해 이제 극초음속 무기 개발이 주요 강대국의 새로운 군비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진단마저 나온다.

더구나 극초음속 무기에는 핵탄두도 탑재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베이징의 군사 전문가 저우천밍(周晨鳴)은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은 막대하며, 이는 진정한 핵보유국이 되기 위한 진입 장벽이 더욱 높아지는 것을 뜻한다"며 "이로 인해 미국, 러시아, 중국 등 핵을 보유한 세 초강대국의 기득권이 한층 견고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극초음속 무기가 미국과 러시아의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연장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New START'는 2010년 4월 체코 프라하에서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현 총리)이 서명해 이듬해 2월 발효했다.

양국이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1천550개, 운반수단(미사일과 전략폭격기 등)을 700기 이하로 줄이는 내용이 골자다.

2021년 2월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양측이 합의하면 협정이 5년간 연장될 수 있다.

콜린 코 교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자국의 앞선 극초음속 무기 기술력을 지렛대로 활용하려고 할 것"이라며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이 극초음속 무기 보유를 확대할 경우 그 확산을 막기 위한 군비 통제가 필요하다는 국제적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