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연정 내 '터키의 쿠르드 공격' 대응책 놓고 기민당과 사민당 갈등
獨국방은 '시리아 안전지대' 제안, 외무는 해외서 반대 '파열음'
독일 대연정 내부에서 시리아 북부에 안전지대 설치 방안을 놓고 파열음이 나고 있다.

안전지대 설치 방안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소속된 기독민주당 대표인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국방장관이 최근 제안했다.

터키가 시리아 북동부를 장악한 쿠르드족의 민병대(YPG)를 공격한 사태에 대해 중재안 성격으로 내놓은 것이다.

크람프-카렌바우어 장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과 이러한 계획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면서 독일군의 시리아 파병도 배제하지 않았다.

차기 유력한 총리 후보로 떠올랐던 크람프-카렌바우어 장관이 올해 유럽의회와 지방선거에서 기민당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리더십이 흔들리자, 돌아선 여론을 되돌리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크람프-카렌바우어를 지원해온 메르켈 총리는 이번 제안에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그러나, 동맹국들의 반응도 시큰둥한 상황에서 대연정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오면서 혼란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대연정 소수파인 사회민주당 소속의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은 지난 26일 터키에서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과 만나 안전지대 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나타냈다.

마스 장관은 회담에서 "모든 곳에서 비현실적 제안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했다.

외무부는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과 관련한 자체적인 중재안을 제시하기까지 했다.

정전 정착과 인도적 구호, 시리아 평화 프로세스 지원, 대(對)IS 전투 지속 등이다.

공개적으로 독일 정부의 입장이 두 갈래로 나온 셈이다.

마스 장관은 사민당 내 차기 총리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그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기민당 측이 반발하고 나섰다.

노르베르트 뢰트겐 기민당 소속 연방하원 외교위 의원은 마스 장관이 터키가 국제법을 위반했는데도 유엔 주도의 안전지대 설치를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언급한 것은 독일 외교의 수치라고 지적했다.

야당인 자유민주당에서도 마스 장관이 연정 내 갈등을 국제무대로 가져가 국익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