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격 조사결과 따라 대처…예멘 반군 아냐"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 주체 지목에 '신중'…"이란 책임"
14일(현지시간) 핵심 석유시설을 공격당해 산유량 절반이 차질을 빚는 큰 손해를 입은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의 책임을 주장하면서도 공격을 직접 수행한 주체를 지목하는 데에는 매우 신중한 모습이다.

자체 수집한 정보에 기반했다며 이란이 직접 공격했다고 주장한 미국과는 다소 다른 태도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교담당 국무장관은 21일 "국가의 안보와 안정을 보호하기 위해 피격 사건 조사 결과에 근거해 적절하게 대처하겠다"라며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적절한 대처'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공격 방향이 예멘 쪽(남쪽)이 아니라 북쪽이라는 점은 확실하고 조사를 통해 이런 사실이 증명될 것"이라며 "이란제 무기가 쓰인 만큼 우리는 이란에 책임을 묻는다"라고 주장했다.

사우디는 18일 이번 공격에 사용됐다는 무인기와 크루즈미사일의 파편을 공개했을 때도 이란이 '지원한' 공격이라는 점은 의심할 나위가 없지만 정확한 공격 원점을 파악 중이라면서 이란이 직접 공격했다고 특정하지는 않았다.

이란이 이번 공격과 관련 없다고 적극적으로 부인하는 가운데 예멘 반군은 자체 개발한 무인기 3종을 동원한 작전이었다면서 공격 주체로 거듭 자처했다.

알주바이르 장관은 "국제사회가 이번 공격의 배후를 규탄하고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이런 무모한 행태에 단호한 태도로 맞서야 한다"라며 "이란은 세계를 분열하려고 하지만 그런 점에선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사우디는 5월12일 자국 유조선이 오만해에서 피격됐을 때 이란이 배후라는 점을 기정사실화하면서도 사실상 구두 경고에 그쳤다.

당시 사건 조사를 주도한 UAE는 발생 한 달 뒤 "공격의 수준을 볼 때 국가 단위에서 조직한 소행이다"라면서 이란을 겨냥했지만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이에 이란은 오히려 미국,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이란에 대한 군사 행위의 명분을 쌓기 위해 꾸민 공작이라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