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회동·스모 관람·만찬까지…하루종일 붙어지낸 美·日 정상
일본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일정을 함께하며 ‘브로맨스’를 과시했다.

미·일 정상은 이날 오전 지바현 모바라시에 있는 골프장에서 조찬을 함께한 뒤 골프를 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이날 아침 골프장에 각자 헬기로 도착했다. 아베 총리가 먼저 도착해 헬기 착륙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한 뒤 트럼프 대통령을 카트에 태워 조식 장소로 이동했다. 라운딩 중간중간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셀카’를 찍는 등 격의 없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두 정상은 2시간 반가량의 라운딩을 마친 뒤 골프장에서 오찬도 함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골프 외교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 두 정상은 그동안 상대방 국가를 방문할 때 대부분 골프 라운딩을 함께했다.

두 정상은 골프 회동 후 도쿄 료고쿠에 있는 국기관에서 일본 전통 스포츠인 스모를 관람했다. 일본 측은 트럼프 대통령을 배려해 씨름판 앞에서 ‘양반다리’로 앉는 관례를 깨고 1인용 소파에 앉아서 관전하도록 했다. 또 안전상 이유로 천하장사에 해당하는 요코즈나(橫網) 선수가 하위 등급의 선수에게 패했을 때 관객들이 자신이 깔고 앉은 방석을 던지는 전통을 금지했다.

이날 종반 5경기를 관람한 트럼프 대통령은 우승자에게 자신의 이름이 붙은 특별 우승트로피인 트럼프배(杯)를 직접 주는 퍼포먼스도 연출했다. 이 트로피는 높이 137㎝에 무게가 30㎏에 달한다. 이는 일왕이 간헐적으로 수여하던 특별 트로피보다 큰 것으로 트로피 상단에 미국의 상징인 독수리가 앉아 있는 형상이다. 이날 스모 경기장 주변의 경비에 대해 일본 언론들은 “일왕 부처가 스모 경기를 관람할 때보다 경비가 더 삼엄했다”고 전했다.

이어 롯폰기의 대중식당에서 두 정상은 로바다야키(해산물 화로구이)를 즐겼다. 아베 총리는 과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하루 종일 트럼프 대통령을 동행하며 환대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