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패션·잡화 브랜드 ‘마이클 코어스’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지아니 베르사체’를 18억3000만유로(약 2조4000억원)에 인수한다고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마이클 코어스는 2000년대 ‘합리적 가격의 명품’을 내세워 미국 명품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브랜드로 지난 회계연도 매출이 50억달러를 돌파했다. 마이클 코어스는 지난해 영국의 구두 브랜드 지미추를 12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최근 회사 덩치를 급속히 키우고 있다.

베르사체는 1978년 이탈리아 디자이너 지아니 베르사체가 설립한 명품 브랜드다. 그리스 신화의 메두사 머리 모양 로고로 유명하며, 화려한 색감과 대담한 문양의 제품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지아니 베르사체가 1997년 미국에서 동성애를 혐오하는 연쇄 살인범의 총에 살해당하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여동생인 도나텔라 베르사체가 회사를 맡았으나 투자에 머뭇거리면서 신흥시장 공략에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매출은 6억8600만유로(약 9000억원).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 등은 마이클 코어스가 40년 역사의 베르사체를 인수하면서 고가 명품 브랜드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루이비통과 펜디 등을 거느린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를 비롯해 케링(구찌, 보테가 베네타 등 보유) 등과도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마이클 코어스는 이번 인수 합의와 동시에 회사 이름을 이탈리아 카프리섬에서 영감을 얻어 카프리홀딩스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존 아이돌 마이클코어스 최고경영자(CEO)는 “베르사체를 연매출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에 이르는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