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앞바다 수온상승·강해진 인도양 계절풍 영향"

제21호 태풍 '제비'가 4일 낮 일본 도쿠시마(德島)현 남부지역에 상륙하면서 강풍과 폭우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현지에선 올들어 태풍이 일본 열도를 자주 강타하는 데 대해 두려움과 함께 원인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자주 들리고 있다.

실제 지난달에도 19호 태풍 솔릭과 20호 태풍 시마론이 일본 열도를 지나가면서 강풍과 폭우에 따른 피해를 잇따라 야기했다.

아사히신문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21호 태풍은 지난달 28일 일본 남쪽 태평양에서 생겼다.

올해 21호 태풍이 발생한 시점으로는 관련통계가 남아있는 1951년 이후 두번째로 이른 것이다.

가장 일렀던 때는 1971년이었다.

그 해는 8월 10일 21호 태풍이 발생했다.

또 8월 한달 기준으로 올해는 태풍 9개가 발생했다.

이는 1994년 이후 한달 기준으로 가장 많은 태풍이 출현한 것이다.

지난달 12~16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5일 연속 태풍이 생겨났다.
"한달에 9개나 발생"… 올들어 태풍 유난히 잦은 이유 있다
올들어 태풍이 많이 생긴 것은 태풍 발생 권역인 필리핀 동쪽 앞바다의 수온이 높아진 점을 우선 꼽을 수 있다.

여기에 인도양에서 불어오는 계절풍이 예년보다 강하고, 이 계절풍이 태평양 고기압 부근의 동풍에 접근하면서 태풍으로 발달할 수 있는 소용돌이가 만들어지기 쉬웠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들어 지난 7월 이후 태풍 발생 권역인 마셜제도 부근의 해수면은 평년보다 1도가량 높았다.

여기서 발생한 제21호 태풍 제비는 에너지원이 되는 수증기를 다량 몰고 이동한데다, 일본으로 접근하면서도 수온이 높은 해역을 따라 북상해서 강한 세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평년의 연간 태풍 발생 건수는 25.6개다.

그간 가장 많은 태풍이 발생한 때는 1967년이었다.

그해에는 39개가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계절풍은 약해지고 있지만, 태풍 발생 권역의 바다 수온이 높은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달 이후에도 태풍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