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사업자냐, 근로자냐’를 두고 논란이 계속됐던 우버, 리프트 등 차량공유업체 운전자의 법적 신분에 대해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지난 11일 ‘독립사업자’라고 판결했다. 시애틀시의회가 2015년 12월 차량공유업체 기사들을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는 근로자’로 인정한 법안(조례)을 뒤집은 것이다.

연방항소법원은 “우버 등 공유경제 종사자는 독립적인 사업자로 인정돼 시가 회사와 운전자 간 임금 계약에 개입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차량공유업체와 운전자 간 계약을 시가 규제할 권한이 없다는 지적이다.

시애틀시의회는 2015년 차량공유업체 기사들이 노조를 결성해 임금과 노동 조건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인정했다. 우버, 리프트 등은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며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다.

시의회 조례에 따르면 택시회사나 임대차량회사는 일정 수의 운전기사를 대변하는 대표를 통해서만 근로조건을 협상할 수 있다. 운전기사 과반이 원하면 노조를 결성할 수 있다. 시애틀시의회는 일반 택시회사뿐 아니라 우버, 리프트 같은 차량공유업체도 이 조례 적용 대상에 포함시켰다.

시의회는 “시애틀에서 일하는 기사 중 많은 사람이 최저임금 미만의 돈을 받고 있으며 병가 사용 보장 등 노동자로서 기본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우버와 리프트 등은 자사에 등록된 운전자는 근로자가 아니라 독립사업자라고 주장했다. 우버는 자사에 등록된 50% 이상의 운전자가 1주일에 10시간 이하로 일하며 70%는 우버 외에 풀타임 직장을 갖고 있고 65%는 매주 운행 시간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우버는 “시애틀시의 조치는 운전자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연방법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미 상공회의소는 항소법원 결정을 환영했다. 차량공유 서비스업체에서 노조 결성이 허용되면 혁신을 저해하고 서비스 가격이 올라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애틀시는 항소법원 결정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