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은 미공개…정부·철강업계, 한국산 수입규제 가능성 우려

미국 상무부가 철강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정부와 업계는 우리나라의 대미 철강 수출을 규제하라는 내용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현지시간 11일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주요 철강 수출국의 덤핑과 불법 보조금 지급 여부,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상황 등이 미국의 경제·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들 국가에 적용할 수입규제 권고 등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 접수 이후 90일 이내에 상무부 조사 결과에 따라 수입규제 등의 조치를 할지 결정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행할 조치로는 긴급관세나 수입량 제한, 수출 자율규제, 반덤핑·상계관세 직권조사 등이 거론된다.

상무부는 보고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도 보고서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발표된 이후 연방 관보에 보고서 요약본을 게재하고 보고서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와 철강업계는 보고서에 한국산 철강에 불리한 내용이 담겼을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주년(1월 20일)을 맞아 보호무역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최근 대미 수출이 증가한 유정용 강관(OCTG)을 겨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OCTG는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으로 최근 수요가 증가했으며 미국 철강업계는 OCTG가 국가 안보에 중요한 에너지산업에 사용된다는 이유를 들며 더 강한 수입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OCTG는 중국산 열연강판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비중이 높아서 한국 철강업계가 값싼 중국산 철강을 우회 덤핑한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도 불구하고 OCTG 수출 확대 등에 힘입어 두 자릿수 증가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7년 1~11월 대미 철강 수출량은 346만8천737t, 수출금액은 34억800만 달러다.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4.9% 줄었지만, 수출금액은 17.7% 증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