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보기술(IT)기업 소니의 TV사업 부문 실적이 최근 ‘V자형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건 ‘양보다 질’에 집중한 경영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3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한때 소니의 ‘골칫거리’로 불린 TV사업은 지금은 소니 부활을 이끄는 원동력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한국 삼성전자 LG전자 등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려 2004년부터 10년간 8000억엔(약 7조7600억원) 규모 누적적자를 기록한 소니의 TV사업은 2014년부터 흑자로 전환하기 시작해 지난해 360억엔(약 3493억원)의 흑자를 냈다. 올해는 흑자 규모가 대폭 커질 전망이다.

소니는 2012년 삼성전자와의 액정패널 합작생산에서 철수하고 1만5000여 명을 구조조정하는 극약처방 끝에 정공법으로 재기를 모색했다. 실패하면 TV사업을 매각할 수밖에 없던 처지에서 소니는 ‘4K(초고화질) 대화면’ 제품 개발을 추진했다. 미국 시장에선 거듭되는 부진에도 불구하고 고급화 노선을 고집했다. 시장에서 ‘독특한 존재’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목표를 유지한 것이다. 소니의 글로벌 TV 판매 대수는 2010년 2240만 대에서 최근 1200만 대 정도로 감소했지만 ‘4K TV’ 등 고급 제품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5% 수준으로 높아졌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