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슨모빌,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로열더치셸 등 글로벌 정유사와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제조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엔진 효율성을 크게 높여주는 엔진오일을 내년 초 미국 시장에 내놓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의 보고서를 인용해 컨소시엄이 내년 초 선보일 엔진오일 ‘0W-16’이 현재 주로 사용하는 엔진오일 ‘5W-30’ ‘0W-20’보다 엔진 효율성을 최대 25% 향상시킬 것이라고 지난 18일 보도했다. 엔진오일 0W-16은 오일층이 얇아 증발이 덜 되고, 고온·고압에서도 엔진이 원활히 움직이도록 해 부품의 마모를 줄여준다고 WSJ는 전했다.

BP의 윤활유 부문 자회사인 캐스트롤의 데이브 홀 부사장에 따르면 새로운 프리미엄급 엔진오일을 개발하는 데 1000만달러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홀 부사장은 “엔진 효율성을 단 몇 퍼센트만 개선하더라도 충분히 (엔진오일을 개발할) 가치가 있다”며 “내연기관의 수명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각국 정부가 전기차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자동차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엔진오일 개발은 에너지·자동차 기업들의 생존전략 중 하나다. 유럽연합(EU)은 이달 초 2030년까지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30% 줄여야 한다는 권고안을 내놨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자동차 생산 및 판매에서 전기·하이브리드(가솔린 엔진·전기모터 겸용) 자동차 비중을 20%까지 단계적으로 올리도록 했다.

글로벌 정유사들은 엔진오일 외에 신재생 에너지나 전기차 충전 시설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지만 매출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란 비판을 받아 왔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