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결정했지만 중국과 유럽연합(EU)은 ‘녹색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과 EU가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 감축을 추진하는 것을 골자로 한 선언문에 합의했다고 1일 보도했다. 중국과 EU는 이 선언문을 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중국·EU 정상회담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FT가 사전 입수한 선언문에 따르면 중국과 EU는 파리기후변화협정이 역사적 성과물이자 되돌릴 수 없는 약속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화석연료가 아니라 대체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정책 공조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EU는 향후 중국에 1000만유로(약 125억9000만원)를 지원해 중국이 올해 자체 탄소배출권거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또 EU와 중국의 탄소배출권거래 시스템을 연동하기로 했다.

중국은 파리기후변화협정, 무역 불균형 등의 문제로 미국과 마찰을 빚어온 독일과의 관계도 발 빠르게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독일을 방문 중인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1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서 파리기후변화협정 준수 의지를 확인하고 세계가 불안정한 시기에 한층 긴밀하게 협력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다음달 초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 메르켈 총리와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