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 기사' 철회 요구 거부…"트럼프 스스로 쌓은 평판, 명예훼손 아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명예훼손'에 소송으로 맞서겠다는 트럼프의 '위협'에 환영한다고 응수했다.

NYT는 13일(현지시간) 변호인 데이비드 매크로 명의 서한을 통해 "기자들이 여성들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부지런히 일했다"며 트럼프의 기사 철회 요구를 거부하고, 트럼프가 소송을 진행한다면 "우리는 법정에서 그에게 정확한 사실을 밝힐 기회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NYT는 지난 12일 트럼프에게 성추행 피해를 봤다는 여성 2명을 소개했다.

보도를 보면 제시카 리즈(74)는 36년 전 뉴욕행 비행기에서 트럼프가 자신의 몸을 더듬었다고 주장했으며, 레이첼 크룩스(33)는 11년 전 트럼프 타워에 있던 부동산 회사에서 일할 때 트럼프가 강제로 키스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보도 내용을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NYT에 기사 철회를 요구하며 소송으로 맞서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나 매크로는 "트럼프는 자신이 상대 동의 없이 여성을 성적으로 더듬은 사실을 떠벌려왔다"며 "기사는 트럼프가 스스로 말과 행동으로 쌓은 평판에 영향을 조금도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도 트럼프의 성추행 의혹을 전한 대중매체 피플에 보도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며 기사 철회와 사과를 요구했다.

피플 기자 너태샤 스토이노프는 2005년 트럼프 부부를 인터뷰하러 플로리다 주에 있는 트럼프 저택 '마라라고'에 갔을 때 멜라니아가 방을 나가자 트럼프가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멜라니아 변호인 찰스 하더는 스토니오프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스토니오프와 멜라니아는 친구였던 적이 없으며 친분도 없다"며 피플이 기사를 24시간 내로 수정하지 않으면 멜라니아가 법적인 조치를 고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ri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