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전지, 외부 물리적 충격에 취약…운동할 때 주의해야

타고 있던 사이클에서 넘어지면서 충격을 받은 뒷주머니의 애플 아이폰에서 불이 나 호주인 30대가 심한 화상을 입었다고 호주 언론이 3일 보도했다.

시드니에 사는 경영관리 컨설턴트 개리스 클리어(36)는 지난달 31일 사이클에서 가볍게 엉덩이 쪽으로 넘어지면서 이 같은 상처를 입었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 등이 전했다.

클리어는 "뒷주머니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봤고 이어 갑자기 고통이 엄습하는 것을 느꼈다"며 뜨거운 열기와 함께 탄 아이폰이 옷을 파고들어 살에 들러붙었다고 말했다.

오른쪽 넓적다리 뒷부분이 검게 탄 클리어는 의료진으로부터 3도 화상 진단과 함께 피부 이식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클리어는 페달에서 발이 미끄러지면서 균형을 잃고 떨어지게 됐다며 가볍게 넘어진 것이지 사이클을 빨리 달려 큰 충격을 받을 정도로 상황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클리어는 자신의 부상에 대해 애플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며 다만, 아이폰의 잠재적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는 클리어 사례를 조사하고 있다며 "휴대용 기기들의 크기 축소와 슬림화 추세는 전지 제조업체들에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고, 리튬전지는 상당한 물리적 충격에 취약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ACCC는 또 운동할 때는 상당한 물리적 충격이 가해질 수 있는 만큼 휴대 전화를 주머니에 넣지 말도록 권고했다.

리튬이온 전지가 스마트폰과 랩톱 컴퓨터, 두 바퀴 전동보드인 호버보드, 전기차 등에 쓰이면서 결함이나 과열, 물리적 훼손, 외부 압력 등으로 폭발하는 일은 종종 발생하고 있다.

ACCC는 휴대 전화 배터리로 인한 부상 신고 사례가 매년 1~2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cool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