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 4개국 정상들이 12일(현지시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16시간에 걸친 ‘끝장 협상’ 끝에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교전 사태 중단을 위한 평화안에 합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4개국 정상은 전날 저녁 8시15분께부터 회담을 시작해 이날 낮 12시까지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

도출된 평화안의 핵심은 15일 0시부터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교전을 중단하고 대포 등을 전선에서 최소 25㎞ 이상씩 후퇴시킨다는 휴전 합의다. 또 분리·독립을 선언한 동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의 자치권을 최대한 인정하는 개헌을 추진해 나간다는 내용도 있다.

유럽 정상들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 카드’를 꺼내 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러시아가 본격 참전하는 대리전으로 번지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잇따른 서방 국가의 경제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 역시 조속히 분쟁을 마무리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한편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올해 첫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는 테러 대응 공조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 방안과 그리스의 구제금융 재협상 요구를 둘러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의 안정화 방안도 의제에 올랐다.

이날 오전까지 진행된 4자 회담에서 휴전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번 회의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유보하고 향후 사태가 호전될 경우 러시아 제재 해제를 위한 전향적인 조치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관련해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민스크 합의’는 매우 중요한 진전이지만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고 지적하고 “EU는 합의 이행을 위해 모든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