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대법원이 무샤라프에게 출금령 등을 내렸다는 내용을 마지막 부분에 추가하고 부제에 반영함.>>
파키스탄 대법원, 무샤라프에 출국금지령

4년여 망명생활을 청산하고 지난달 귀국한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前) 파키스탄 대통령이 가까스로 총선 출마에 성공했다.

무샤라프 참모진은 북부 산악도시 치트랄 선거 당국이 7일(현지시간) 무샤라프의 총선 후보 등록서류를 접수, 출마를 승인했다고 8일 밝혔다.

아프가니스탄과 인접한 치트랄에서는 무샤라프의 대통령 재임 시절 터널이 건설되는 등 개발투자가 많이 이뤄져 무샤라프의 인기가 높다.

앞서 남부의 카라치 등 두 도시는 무샤라프의 출마를 허락하지 않았다.

수도 이슬라마바드는 결정을 보류했다.

파키스탄에서는 복수 지역구 출마가 가능하다.

무샤라프는 1999년 무혈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하고 나서 10년간 파키스탄을 통치했으나 2008년 총선 패배 후 신변위협을 피해 망명했다.

파키스탄에서 무샤라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그런 탓에 그의 이번 총선 출마도 격렬한 논란 대상이다.

무샤라프는 집권 기간에 미국과 협력해 대(對) 테러전을 전개했으며 부패를 청산하고 경제를 성장시켰다는 호평도 받는다.

그러나 2007년 당시 야당인 파키스탄인민당(PPP)의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에게 적절한 경호를 제공치 않아 암살되도록 '방치' 했다는 혐의로 법원에서 유죄 선고를 받기도 했다.

무샤라프 반대 진영에선 그의 정계복귀 움직임에 법적 대응하는 등 거세게 저항하고 있다.

무샤라프를 향해 이슬람권 최대 모욕의 상징인 '신발 공격'까지 등장했다.

무샤라프는 파키스탄 탈레반으로부터 살해위협도 받고 있다.

재임 기간 무샤라프는 '테러와의 전쟁'을 전개한 미국의 핵심 동맹세력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최소 3차례 암살 기도를 모면하기도 했다.

내달 11일 치러질 파키스탄 총선은 사상 첫 민선 정부 간 정권이양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파키스탄은 1947년 영국에서 인도와 각각 분리 독립한 이래 65년간 세 차례의 군사 쿠데타를 겪었다.

무샤라프는 자신이 2010년 창당한 '전파키스탄무슬림리그(APML)'를 이끌고 이번 총선에 나섰다.

한편, 파키스탄 대법원은 이날 무샤라프가 2007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법관들을 대거 체포한 게 반역죄로 기소해야 하는 사안이라면서 "9일 대법원에 직접 출두할 것"을 명령하고 출국금지령도 내렸다.

대법원이 이와 관련해 무샤라프의 유죄를 인정하면 최고 사형 또는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슬라마바드 AP·AFP=연합뉴스) yct94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