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반(反)월가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미 국민 상당수는 경제침체의 원인으로 월가보다는 워싱턴의 정치권을 더 비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회전문지 `더 힐'이 17일(현지시간) 공개한 최근 여론조사 결과 `금융위기와 경제침체의 원인이 어디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6%는 "워싱턴(정치권)"이라고 대답했다.

반면 월가가 비난받아야 한다는 응답은 33%에 그쳤다.

이는 미국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금융권에 대한 불신보다 더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반월가 시위'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내년 대통령선거 재선 도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국민이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의 38%는 이번 시위가 오바마 대통령이나 민주당의 내년 선거에 상처가 될 것이라고 답했으며 이보다 10%포인트 낮은 28%의 응답자만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오바마와 민주당은 그동안 `반월가 시위'에 공감하는 입장을 보여 왔다.

이 밖에 공화당의 선두권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피자체인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허먼 케인이 자격을 갖췄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자격을 갖췄다(49%)'와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45%)'는 응답이 팽팽히 맞섰다.

공화당 대선주자 중 누가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이느냐는 질문에는 49%가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꼽았다.

케인(15%)과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9%)가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투표를 할 것 같다는 유권자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전문기관인 펄스 오피니언리서치에 의해 지난 13일 실시됐다.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