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자동차 연비기준을 발표한 지난달 29일 워싱턴 월터컨벤션센터.오바마 연설대 뒤로 전시된 자동차들 사이에 낯익은 모델 두 대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현대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기아 K5 하이브리드'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2025년까지 미국에서 운행되는 자동차의 평균연비를 갤런당 54.5마일(ℓ당 23.0㎞)로 높이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자동차업계는 2009년 현재 27.3마일인 평균연비를 2016년까지 35.5마일로 개선한 뒤 더 향상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미국의 해외 석유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대기오염도 줄이겠다는 게 오바마의 장기적인 포석이다.

행사에는 미국의 '빅3'인 제너럴모터스(GM),포드,크라이슬러와 독일 BMW,일본 도요타와 마쓰다,현대차 등 7개 해외업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존 크래프칙 현대차 현지법인 사장이 현대와 기아차를 대표했다. 이들과 함께 자리잡은 것은 백악관이 첨단(advanced) 차량이라고 뽑아 전시한 10대의 모델.

특히 현대 · 기아차는 쏘나타 하이브리드(2011년 모델)와 K5 하이브리드(2011년 모델) 두 대를 전시하는 기회를 얻었다. 마쓰다를 뺀 포드,도요타,혼다 등 나머지 8개 업체들이 각각 1대씩 전시한 것에 비해 두 배의 홍보효과를 얻은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한 이후 수시로 한국의 하이브리드카 기술 발전을 부러워하며 미국 업체들에 분발할 것을 촉구했다. 현대 · 기아차의 하이브리드카 두 대가 백악관 행사에 동시 진출한 배경이 그런 오바마의 지시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