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사진)은 22일 "코펜하겐 기후변화 회의 결과를 놓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지만 협상이 결렬될 위기에서 어렵게 정치적 합의를 이끌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회의에서 개도국과 선진국 등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려 협상이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30개국 협의 초안을 마련,합의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이틀 동안 두 시간밖에 자지 못하면서 개도국 대표들을 설득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예정에 없이 중국 인도 브라질 대표들의 회의장에 들어가 합의 필요성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은 "내년 1월 말까지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내년 12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제16차 당사국 총회까지 구속력 있는 조약 형식의 합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내년 말까지 전체 회원국이 합의하는 조약을 타결짓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덴마크에서 돌아오자마자 각국 정상들과 전화 통화 등을 통해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내년 초에는 3~4개국 정상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기후변화 · 개발에 관한 고위급 패널'을 설치해 전반적인 기후변화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