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시내 중심가의 한 영국 성공회 교회 앞에 세워졌던 요셉과 성모 마리아의 동침 광고판이 잇따른 수난으로 곧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뉴질랜드 언론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세인트 매튜 교회 앞에 세워진 광고판이 이틀 동안 세 차례의 공격을 받음에 따라 교회 측이 '그러다 누가 다칠지 모른다'는 우려 등이 겹치면서 철거를 결정했다고 19일 전했다.

광고판은 '가엾은 요셉아, 하느님을 따르는 건 힘든 일이란다'는 글귀 아래 요셉과 마리아가 옷을 벗고 다소 지치고 우울한 모습으로 침대 속에 나란히 누워있는 모습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광고판은 지난 17일 오전 11시 교회 측에 의해 세워지자마자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해 6시간 뒤에는 누군가에 의해 갈색 페인트로 덧칠돼 그림이 훼손됐고, 밤에는 아예 누군가에 의해 철거됐다.

교회 측은 다시 미리 준비해 두었던 똑같은 그림의 새 광고판을 내걸었으나 18일 오후에는 새 광고판마저 칼로 훼손됐다.

존 패터슨 성공회 오클랜드 주교도 문제의 광고판에 대해 지각없는 행동으로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교회 측을 비난했다.

그럼에도 교회 측은 영적인 문제에 대한 대화를 이끌어내고 기적이라는 게 무엇인지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자 광고판을 세우게 됐다며 자신들의 입장을 강력하게 옹호했었다.

글린 카디 신부는 광고판이 세워진 후 교회가 수많은 이메일과 전화를 받았다면서 3분의 2가 광고판을 지지하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하지만 분명한 것은 더는 대체할 수 있는 여분의 광고판이 없다는 것"이라며 "훼손행위가 계속되면 그것을 철거하지 않으면 안 될 때가 오게 될 것"이라고 물러섰다.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