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있으면서,돈 욕심 없는 사람 어디 없나요. "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앙으로 대대적인 정부의 구제금융 지원을 받은 미국 월가가 핵심인재들에 대한 보수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우수한 인재를 붙잡고 있자니 고액연봉을 지불하는 게 불가피하고,많은 돈을 주자니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처지에 여론의 곱지 않은 시선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 "씨티그룹의 한 트레이더가 올해 총 1억달러에 달하는 고액의 보수를 요구하고 있어 씨티그룹이 인재 확보와 정부 눈치보기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씨티그룹의 에너지 관련 트레이딩 부문 트래이더 앤드루홀은 올해 자신의 실적을 바탕으로 1억달러의 보수를 요구했다. 지난해 1억달러 이상의 보수를 받은 핵심 인재가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실적을 거두자 올해도 호황기 못지않은 보수를 요구하고 나선 것.

WSJ는 홀의 이런 요구로 씨티그룹이 진퇴양난의 입장에 처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계약상의 보수 지급 내용을 지키지 않으면 아까운 인재를 잃고,계약에 따라 거액의 보수를 지급하면 월가의 고액보수를 규제하려는 정부 방침을 거스르는 것은 물론 다시 비난 여론을 자극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파이낸셜타임스(FT)는 "JP모건이 1만2000여명 임직원들의 보너스는 깎고,기본 임금을 올리는 방법으로 비판적 여론을 피하면서 인재를 확보하는 고육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금융권의 과도한 보너스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메릴린치 인수과정에서 불거져 여론의 질타를 받았으며 최근에는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보험사 AIG가 거액의 보너스 지급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