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에 등장하는 건담 로봇과 사진 한 장을 찍으려면 3500만원 이상을 내야 한다.

17일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의 경매페이지 '야후 옥션'에서는 건담의 실물 크기 모형의 어깨에 올라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권리에 대해 모두 504건의 입찰이 몰려들었다. 최종 낙찰가격은 무려 260만1000엔(약 3500만원)까지 치솟았다. 행운의 주인공은 1시간 5분의 간격을 두고 1000엔 차이로 전쟁과도 같았던 이날 경매의 승자가 됐다.

이 '권리'가 경매에 나오게 된 전말은 이렇다. '2016년 도쿄올림픽 유치위원회'는 지난 11일 도쿄 오다이바의 한 공원에서 신장 18미터의 '실물 크기' 건담 모형을 공개했다. 이는 '기동전사 건담' 애니메이션의 TV 방영 30주년을 기념하고, 2016년 도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녹색 도시 도쿄'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그린 도쿄 건담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경매 최종 낙찰자는 오는 8월 1일 실물 크기 건담의 어깨에 '도쿄 2016 올림픽' 로고를 새겨 넣을 때 스태프들과 함께 크레인에 탑승, 건담의 어깨 높이까지 올라가 사진을 찍게 된다.

주최측은 경매 게시글에서 "이런 대단한 사진은 다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다"면서 "단 1명만이 이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정말로 자랑할 수 있는 사진이 될 것"이라고 입찰자들의 가격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판매 대금은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유치위원회'에 전액 기부된다.

입찰자의 주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낙찰자는 이 권리를 양도할 수 없지만 12세 이하의 자녀를 데리고 사진을 찍을 수는 있다. 혹시라도 있을 사고에 대비, 상해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고소공포증이 있어도 안 된다. 무엇보다도 '반품'은 절대 불가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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